경제·금융 경제동향

해외로 짐싼 韓제조업...文정부 들어 28% 급증

최저임금인상·근로단축 맞물려

투자유출 속도 갈수록 가팔라져

국내 일자리 산업 공동화 우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충북 진천 공장을 방문해 “업어주고 싶다”는 찬사를 쏟아냈던 한화큐셀은 지난달 미국 조지아주(州) 휘트필트카운티와 태양광모듈 생산공장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태양광 세이프가드를 피하려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현지 주 정부의 파격적인 제안도 큰 이유였다. 한화큐셀은 주 정부로부터 부지 무상제공, 재산·법인세 감면 등 3,000만달러의 혜택을 받는다. 보호무역 파고에 최저임금 인상 등이 겹치면서 제조기업의 탈(脫)한국이 심화하고 있다. 여기에 근로시간 단축 등이 맞물리면 자칫 제조업 공동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28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해 3·4분기부터 올해 1·4분기까지 우리나라 제조업의 해외투자 신고금액은 114억3,996만달러였다. 지난 2016년 3·4분기에서 2017년 1·4분기까지의 신고금액과 비교하면 68%나 급증했다.


신고에 그치지 않고 실제 투자로 이어지는 규모도 막대하다. 제조기업의 해외투자 실적금액은 73억773만달러로 28%(2016년 3·4분기~2017년 1·4분기 대비)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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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이탈은 지난 정부 때와 비교해도 상황이 심각하다. 법인세 감면을 내걸었던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인 2008년 첫 3분기 동안 제조업의 해외투자 금액은 2.3% 감소했다. 박근혜 정부 때도 증가율은 5.4%에 불과했다. 법인세와 최저임금 인상 시행 등을 앞두고 제조기업이 해외로 나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욱이 7월부터 시행되는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과 거세지고 있는 보호무역주의 파고를 피해 제조업의 현지 생산이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유출’ 속도가 더욱 가팔라질 가능성도 높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썰물처럼 해외로 빠져나가는 제조업을 잡으려는 특단의 정책적 노력이 없으면 가장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제조업의 공동화 현상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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