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소득주도 성장' 부담됐나..당정청 연일 '포용적 성장' 목청

최저임금 인상 잡음 이어지자

'소득주도 성장' 부정적 인식 확산

靑 인사 맞춰 개념 전환 분석도

3015A14 부쩍 잦아진



최근 당정청 고위인사들이 잇따라 ‘포용적 성장’을 강조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최저임금 인상이 소득주도 성장과 동일시되며 소득주도 성장이 실패했다는 인식이 팽배해진 상황이다. 이에 포용적 성장이라는 비슷한 성격의 새로운 명칭을 제시하고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먼저 운을 뗀 것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다. 그는 지난 26일 윤종원 경제수석 임명 브리핑에서 “윤 수석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3년 반 동안 몸담았으며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공정경제의 세 바퀴가 잘 굴러가는 모습은 OECD가 추구하는 포용적 성장과 같은 개념이라는 소신을 가진 분”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윤 수석은 OECD에 근무하며 포용적 성장에 대한 굉장한 이해를 갖춰 현 정부 정책에 부합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다음날인 27일에는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포용적 성장을 언급했다. 그는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문재인 정부 출범 전에 일자리 정책을 제가 만들었다”며 “그동안 가졌던 문제의식을 토대로 전체적으로 영어로 하면 포용적 성장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28일 국민경제자문회의 주최 국제콘퍼런스에서 로마가 번성한 이유로 포용정책을 들며 “포용적 성장은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을 합친 말의 또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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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소득주도 성장에 씌워진 부정적 이미지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물론 당정청 고위인사들의 잇따른 발언이 우연일 수도 있지만 청와대 경제수석·일자리수석 등 핵심참모 2명을 교체할 정도로 소득주도 성장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자 새로운 개념을 들고 나온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실제 새로 임명된 윤 경제수석도 지난해 국내 종합지에 ‘생산성과 포용성, 두 마리 토끼 잡기’라는 칼럼을 쓰는 등 포용적 성장을 강조해왔다.

특히 포용적 성장은 유럽에서 오래전부터 논의되던 개념이다. 소득주도 성장이 갖고 있던 가장 큰 약점이 경제학에도 없는 개념으로 국민을 상대로 정부가 실험을 하고 있다는 것인데 포용적 성장은 이를 보완할 수 있다. 홍 원내대표도 “포용적 성장 개념은 문재인 정부가 만들어낸 게 아니다”라며 “이미 유럽에서는 그런 방향으로 몇 십년간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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