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경기흐름 빨간불] 가계·기업 모두 지갑 꽉 닫아...경기 전망·심리도 고꾸라져

승용차 등 내구재 소비 3.3%↓ 소매판매 두달 연속 마이너스

설비투자선 운송장비 11% ↓...선행지수도 4개월째 뒷걸음

무역전쟁에 기업심리도 위축, 한은 6월 BSI 1P 떨어져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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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 곳곳에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수출에 비상이 걸린 데 이어 소비, 투자까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한 듯 미래 경기를 반영해는 경기선행지수가 꺾이고 기업 및 소비자의 경제에 대한 인식마저 비관적으로 변하고 있다. 소비·투자 등 수요측 부진이 장기화되면 우리 경제를 유일하게 떠받치고 있는 생산까지 위축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전산업생산은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 수출 호조를 보인 자동차(5.5%)와 신형 스마트폰 출시 효과를 등에 업은 통신·방송장비(30.3%) 증가세에 힘입어 전월대비 0.3% 증가했다. 수출 효자 품목인 반도체 생산이 7개월 만에 감소로 돌아서며 -7%를 기록했지만, 재고 조정 때문으로 출하는 증가해 우려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 생산 부분은 지난 4월 이후 2개월 연속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생산을 제외한 수요측은 일제히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먼저 올해 1~3월 석 달 연속 개선세를 보이던 소매판매(소비)가 1.0% 줄며 4월(-0.9%)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국산 차의 신차효과 약화로 승용차 등 내구재 소비가 3.3% 줄었고 외국인 관광객 감소 영향으로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도 1.4% 감소한 영향이 컸다. 지난 4월 소비가 줄자 정부는 기저효과와 날씨 등을 원인으로 꼽았는데 2개월 연속 부진하면서 걱정을 키웠다. ‘소득 증가→소비 증가→ 경기 개선→생산 증가’의 소득주도성장론의 핵심 고리가 소비(수요) 증가에 있다는 점에서 정부로서는 뼈아픈 수치다. 더욱이 우리 경제를 지탱해 온 수출 환경이 나빠지는 상황에서 하루빨리 내수가 회복되지 않으면 대외 악재에 그대로 노출될 수 밖에 없어 소비를 늘릴 서비스업 규제 혁신 등 특단의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된다.


생산, 소비와 더불어 산업활동 3대 축을 이루는 투자 역시 감소한 점은 앞날을 불안하게 한다. 설비투자는 기계류 투자가 0.25 증가했지만, 운송장비는 11.0% 감소해 전달보다 3.2% 줄었다. 설비투자는 올해 3월부터 3개월 연속 줄었는데 석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지난 2015년 3~5월 이후 3년 만이다. 건설 기성도 2.2% 감소했다.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이 기능했다면 수요가 늘어야 하지만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으며 미래 성장 동력이 될 투자마저 자취를 감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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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걱정스러운 부분은 선행지표다. 지난달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한 100으로 4개월 연속 하락세였다. 이 지표는 앞으로 경기 국면과 전환점 예측에 이용하는데 일반적으로 6개월 연속 하락시 경기가 침체로 전환했다고 판단하는 만큼 상황이 나빠졌음을 의미한다. 통계청은 아직 경기 전환 시점으로 보기는 이르다고 보고 있지만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경제주체들의 심리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전산업 업황 BSI는 80으로 전달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전산업 업황 BSI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4개월만이다. BSI는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로 100 미만이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곳보다 많다는 의미다. 6월 제조업 업황 BSI는 전달대비 2포인트 상승한 반면 비제조업 업황 BSI는 4포인트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미중 무역전쟁이 기대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소비자들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6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105.5로 전달보다 2.4포인트 떨어졌다. 최근 14개월래 최대폭 하락이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은 지난해 세계 경기 상승세를 완전히 올라타지 못했기 때문에 최근 하강국면에서 더 안 좋을 수 있다”며 “지금까지 최저임금 인상이나 근로시간 단축 같은 경영활동에 부정적인 정책만 펼쳐왔는데 앞으로는 기업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도록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임진혁기자, 박형윤기자 liberal@sedaily.com

세종=임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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