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사용이 많아지면서 손에 여러 ‘고장’이 발생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이 대표적이다. 손목터널증후군의 의학적 정식 명칭은 손목 수근관 증후군이다. 손가락에 영향을 미치는 팔의 말초신경 중 하나인 정중신경이 손목 앞쪽 작은 통로인 수근관(터널)을 통과하는 도중 눌려 손가락의 감각 저하·저림 등의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을 뜻한다. 특히 엄지손가락을 움직이는 무지구근의 약화가 초래될 때 진단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보통 30~60세 사이 가장 흔하게 발생하고 남성보다 여성에서 5~6배 더 자주 발견된다. 특별한 원인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손목을 많이 쓰는 직업을 가지고 있거나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비만, 당뇨, 갑상선 기능 저하증, 임신·폐경과 관련한 호르몬 변화가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손이 저리거나 감각이 둔화되는 경우 많은 환자가 혈액순환 장애 등으로 착각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 치료가 늦어지면 수술까지 이어질 수 있으니 제때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증상이 심하지 않거나 급성인 경우 나이가 젊은 환자라면 손목 사용을 줄이거나 소염진통제 등의 약물 복용, 스테로이드 주사 요법 등 보존적 치료를 통해 좋아질 수 있다. 신경이 심하게 눌려 일상에 지장을 주거나 보존적 치료가 별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이미 만성화돼 무지구근이 위축되고 근력이 약해진 경우에는 정중신경을 압박하는 인대를 자르는 수술적 치료가 시행된다. 최근에는 관절경 등으로 수술 절개 범위를 줄여 수술 후 환자가 느끼는 통증을 크게 낮춰주는 수술법 등이 많이 진행되고 있다.
손목터널증후군 역시 다른 질환들처럼 예방이 중요하다. 키보드나 마우스 사용, 운전, 골프 연습 등과 같이 오랫동안 손목을 구부리거나 펴는 자세를 유지하는 일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손빨래나 걸레를 손으로 짜는 것처럼 손목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일 또한 자제하는 것이 좋다. 작업 중 손목 통증, 손 저림 등이 느껴질 경우 휴식·온찜질 등을 시행하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