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인민복 단추를 풀어헤치고 낡은 승용차를 타고 이동하는 등 연일 ‘소탈한 이미지’를 북한 주민들에게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와 노동신문은 1일 김 위원장의 신의주 화장품공장 시찰활동을 전하면서 실내에서 인민복 단추를 모두 풀어헤치고 공장 관계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이 검정색 인민복 속에 흰색 티셔츠가 보이는 채로 편안한 자세로 앉아 활짝 웃고 있는 장면은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에는 볼 수 없던 모습이다. 김 위원장은 2012년에도 평양 릉라인민유원지 건설현장을 시찰하며 인민복을 풀어헤치고 다녀 눈길을 끌었다.
공개된 다른 장면에서는 김 위원장이 전시된 화장품을 직접 손등에 짜서 발라보기도 했다. 동행한 리설주 여사와 함께 화장품 브러시를 들고 손등에 칠해보는 장면도 연출됐다. 다만 몇몇 장면에서는 김 위원장이 혼자 앉아있고 리설주 여사 포함 다른 인사들은 주위에 나란히 서 있어 지도자의 ‘위상’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 매체들은 전날 평안북도 신도군 시찰 보도에서도 유사 이미지를 부각했다. 조선중앙TV는 김 위원장이 소형 모터보트를 타고 신도에 도착하는 모습과 함께 현지에 도착한 뒤에도 다소 작고 낡은 승용차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을 전했다. 사진 속에서 김 위원장은 모터보트를 타기 위해 수행원들의 도움을 받아 돌 무더기 위 가파른 길을 오르내리기도 했다.
이러한 모습들은 남북정상회담이나 북미정상회담 등에서 보여줬듯 벤츠 승용차를 타고 경호원들에 둘러싸여 움직이던 권위적인 모습과는 비교되는 대목이다. 김 위원장의 이런 모습을 북한 주민들에게까지 여과없이 공개하는 것은 현지시찰 과정에서 고생을 마다치 않는다는 젊고 소탈한 지도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