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서경 긴급진단-경기 이대로 주저앉나] 수출 주력품목 7개 감소…산업연 "반도체도 하반기 증가율 ⅓ 토막"

4개월 연속 실적 500억弗 돌파

주력품목 성적표와는 상반돼

겉만 화려한 수출 발목 악재 산재

수출이 처음으로 4개월 연속 실적 500억 달러를 돌파하는 등 겉으로는 화려한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지만 반도체 등 특정 품목에 편중되는 구조적 문제는 심화하고 있다. 꼭짓점에 다가선 반도체의 수출이 둔화하고 11월 중간선거 전에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를 자동차에 적용하는 세부안을 내놓을 경우 그나마 우리 경제를 떠받치던 수출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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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6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올 상반기 우리나라 13대 주력 수출품목 중 감소한 품목은 7개나 됐다. 선박(-55.0%)을 비롯해 △가전 -18.2% △무선통신기기 -17.8% △디스플레이 -15.7% △자동차 -5.6% △자동차 부품 -2.5% △철강 -0.3% 등이다.

반면 수출이 늘어난 품목은 반도체(42.9%)를 포함해 6개에 불과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단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석유제품(33.7%)과 석유화학제품(13.2%)을 제외하면 컴퓨터(38.6%)와 섬유(2.4%)만 의미 있는 증가 흐름을 보이는 형국이다.


화려한 기록 뒤에 우리 수출의 구조적 문제가 가려져 있다는 진단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6월까지 우리 수출은 사상 최초로 4개월 연속 실적 500억달러를 돌파했다. 6월 수출 성적표도 1.5일 줄어든 조업일수 요인을 제외한 일평균 수출이 23억8,000만달러, 선박수출을 제외한 일평균 수출도 23억2,000만달러로 각각 역대 2위 기록을 갈아치웠다. 상반기 전체로 놓고 봐도 수출액은 6.6%, 일평균 수출액은 7.7% 각각 증가했다. 주력품목의 성적표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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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겉만 화려한 수출의 발목을 잡을 악재가 산재해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석유화학 이외에 잘나가는 업종이 없다. 자체 경쟁력보다는 외부의 업황이 좋아진 탓도 수출 상승의 큰 배경이다. 역으로 반도체가 꺾이거나 글로벌 경제가 좋지 않을 경우 수출도 크게 출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그 때문인지 전망도 좋지 않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시행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에서 기업들은 수출이 전달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KOTRA의 수출선행지수에서도 가격경쟁력 평가지수가 9분기 연속 기준치를 밑돌았다.

수출을 견인한 반도체마저 하반기에는 수요 둔화가 예상된다. 산업연구원은 하반기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상반기 42.5%보다 둔화한 15.9%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도 6월 들어 다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확장법 232조 시행 세부안을 발표할 경우 완성차뿐만 아니라 부품도 수출이 급감할 수 있다.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휴대폰 등 무선통신기기도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철강 역시 하반기에는 성적이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반도체를 빼면 수출 경기가 좋았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데 최근 들어서는 세계 경기가 하반기에는 하향 흐름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며 “겉으로나마 좋았던 수출이 나빠지면서 하반기에는 보합이나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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