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종부세 개편 권고안]잠실주공5·갤러리아포레 동시 보유자, 세부담 832만원 늘어

시뮬레이션해 보니

시가 10억~30억 1주택자 종부세 세부담 최고 15.2%↑

용산 한가람 114.96㎡ 등 공시가 9억대는 증가폭 미미

정부 세법 개정·국회 논의 과정 세금 인상폭 더 커질수도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3일 발표한 종합부동산세 강화 방안이 현실화되면 서울 성동구 갤러리아포레(170.88㎡)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82.51㎡)를 동시에 보유한 다주택자는 세 부담이 832만원까지 늘어난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 5%포인트 더 오르고 정부 계획대로 공시가격 시세반영률도 높아지면 고액자산가의 집 처분 압박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재정특위의 주택 종부세 개편안에는 나름의 ‘절충’을 꾀한 흔적이 보인다. 쥐꼬리 인상이라는 여론을 의식해 종부세 과세표준을 정할 때 적용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세율을 동시에 올렸다. 다만 세율은 참여정부 시절 1~3%보다 다소 낮은 0.5~2.5%로 정했다. 지금은 0.5~2.0%다. 특히 종부세 납부자의 상당수가 몰려 있는 6억원 이하 구간은 세율을 0.5%로 유지하기로 했다. 공정시장가액비율도 지난달 22일 개편안 초안 때 제시한 2~10%포인트 인상안 가운데 중간 정도인 5%포인트 인상을 택했다. ‘세금 폭탄’이라는 일각의 비판을 고려해 세율과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수준을 조절한 셈이다.


이번 종부세 개편 권고안의 영향을 받는 사람은 34만6,000명이다. 주택의 경우 27만4,000명의 세금이 뛴다. 시가 10억~30억원을 기준으로 1주택자의 종부세 세부담은 0~15.2%, 다주택자는 6.3~22.1% 증가한다고 재정특위는 설명했다. 주택의 총 세수 증가분이 897억원이니 한 사람당 32만7,000만원 정도 세금이 늘어나는 셈이다.

서울 강남의 아파트는 세금이 수백만원 증가하는 곳도 있었다. 원종훈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세무팀장에 의뢰해 서울 주요 아파트의 세금 변화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서초구 서초트라움하우스5(244.05㎡)는 종부세가 현재 2,399만원에서 3,152만원으로 753만원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가율은 31.4%로 정부 예상(0~15.2%)보다 높았는데 이 아파트의 시가가 약 70억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강남구 상지카일룸(244.98㎡) 보유자도 종부세를 지금보다 402만원 더 내야 한다. 세액은 1,372만원에서 1,774만원으로 뛴다.


성동구 갤러리아포레(170.88㎡)와 서초구 반포자이(244.543㎡), 강남구 래미안대치팰리스(114.14㎡)는 세금 증가액이 수십만원 수준이었다. 갤러리아포레는 79만원, 반포자이는 64만원, 래미안대치팰리스는 30만원의 세금을 더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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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84.94㎡)는 종부세가 113만원에서 120만원으로 약 7만원 오른다. 송파구 잠실엘스(119.93㎡)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82.51㎡), 강남구 도곡레슬(120.82㎡)의 추가 세금은 각각 4만원, 6만원, 5만원 정도였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은 강북의 아파트는 세금 증가폭이 더 작았다. 용산구 한가람(114.96㎡)은 세제 개편 시 종부세액이 12만원으로 6,900원 오르는 데 그치고 성동구 래미안옥수리버젠(113.52㎡)은 1만원 오른 18만원이었다. 이들 아파트의 공시가격은 9억원대다.

다주택자의 경우 추가로 내야 하는 종부세가 1,000만원에 육박하는 곳도 있었다. 갤러리아포레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를 보유한 2주택자는 종부세가 1,637만원에서 2,468만원으로 832만원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잠실엘스와 갤러리아포레 보유자는 세 부담 증가분이 798만원, 잠실주공5단지와 반포자이 보유자는 770만원, 아크로리버파크와 잠실엘스 보유자는 465만원이었다.

향후 정부의 세법 개정안과 국회 논의 과정에서 세금 인상 폭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재정특위는 이날 권고안에서 ‘다주택자는 세 부담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해 세금 공제액을 낮추거나 세율을 중과하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권고안에 담기지는 않았지만 재정특위는 초고가 부동산 보유자에 대해 세율의 누진도를 높이는 방안도 검토했다. 정부 세법 개정안에 반영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또 공정시장가액비율은 매년 5%포인트씩 추가 인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공시가격 자체의 인상도 추진될 계획이라 세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종훈 팀장은 “종부세 부담이 커지면 다주택자는 집을 처분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질 텐데 양도세 중과, 임대사업등록의 엄격한 요건 등으로 퇴로가 막혀 있다는 게 문제”라며 “향후 거래세 조정 등을 포함해 다주택자의 숨통을 터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민준·강광우기자 morandol@sedaily.com

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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