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찬바람 싫어하는 소비자·석빙고서 아이디어 얻었죠"

삼성 무풍에어컨 개발 비화 공개




삼성전자(005930)가 지난 2016년 선보인 후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한 ‘무풍 에어컨(사진)’은 아이러니하게도 ‘찬 바람을 싫어하는 소비자’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더운 것은 싫지만 찬 바람을 직접 맞는 것도 꺼리는 소비자를 배려하다가 ‘무풍(無風)’이라는 역발상이 나왔다는 설명이다.

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과거 에어컨은 최대한 빠르게 실내 온도를 낮춰 추울 정도로 시원함을 느끼게 하는 게 핵심이었다. 하지만 소비자의 건강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적절한 ‘쾌적함’을 제공하는 게 에어컨 업체들의 화두가 됐다.


삼성전자는 무풍 에어컨 개발을 위해 선조들의 지혜를 참고했다. 석빙고나 지하 와인 창고처럼 일정 세기의 바람이 불지 않아도 시원한 냉기를 유지하는 형태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서형준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마스터는 “2011년 초기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제품을 구현한 뒤 전문가들의 자문과 시행착오를 거쳐 4년 만인 2015년에 현재 무풍에어컨 제품과 유사한 형태의 시제품을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관련기사



삼성 무풍 에어컨은 3개의 바람문에서 기존 에어컨과 동일한 ‘회오리냉방’을 제공한다. 강력한 바람으로 실내 온도를 원하는 수준으로 낮춘 후 ‘무풍 모드’를 작동하면 에어컨에서 바람이 나오지 않는다. 대신 에어컨 전면에 적용된 13만5,000개의 미세 구멍에서 은은한 냉기가 흘러나온다. 서 마스터는 “오디오 스피커에 적용된 미세 구멍을 참고했다”면서 “오염에도 강하고 청소도 쉬운 구조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효율도 높아져 전기료는 이전보다 줄었다는 설명이다. 동일한 크기의 스탠딩 에어컨 기준으로 무풍 에어컨의 에너지 효율이 2.9배 높고 전기료도 65% 이상 저렴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음성인식 인공지능(AI) 서비스인 빅스비가 탑재돼 목소리만으로도 손쉬운 조작이 가능하다”면서 “표준어 외에 다양한 지역의 사투리로 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신희철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 태그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