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와 압력 지문 인식이 모두 가능한 투명 지문 센서디스플레이 전면부에 붙일 수 있는 ‘투명하고 유연한 지문 센서’가 개발돼 스마트폰 화면 전체에서 지문 인식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 센서는 지문과 온도, 압력을 동시에 측정하기 때문에 보안성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신소재공학부 박정웅 교수팀과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변영재 교수팀이 공동으로 지문과 온도·압력을 한 번에 측정할 수 있는 투명 센서를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3일자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스마트폰의 잠금 해제나 결제 등에 지문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기존에는 스마트폰의 홈 버튼에 지문 인식 기능을 추가했는데 최근 들어 스마트폰 화면 크기를 키우려는 시도가 늘면서 ‘디스플레이 지문 인식’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디스플레이 지문 인식은 화면에 손가락을 대는 것만으로 지문을 식별하는 기술이다.
지문 인식 방식에 따라 광학식·초음파식·정전식으로 나뉘는데 연구팀은 정확도가 높고, 화면 전체에 지문 인식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정전식 지문 센서를 개발했다. 정전식 지문 센서는 광학식에 비해 얇게, 초음파식보다 간단한 구조로 싸게 만들 수 있지만 기존 정전식 지문 센서는 수백㎑ 이하의 낮은 주파수 대역과 수V 이상의 높은 전압에서만 구동됐다. 지문 센서를 만드는 ‘투명전극’의 전도도가 낮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투명전극의 전도도를 높이기 위해 은 나노섬유와 은 나노와이어를 결합했다. 은 나노섬유는 듬성듬성하지만 전도성이 좋고, 은 나노와이어는 전도성이 낮지만 촘촘한 것이 특징이다. 둘의 장점을 취한 ‘은 나노섬유-은 나노와이어 하이브리드 투명전극’은 전도도가 높고 잘 유지되는 특성을 나타낸다. 하이브리드 투명전극으로 만든 지문 센서는 기존에 비해 민감도가 17배가량 높아졌다.
연구팀은 이 지문 센서에 온도와 압력을 측정하는 센서를 추가하고 세 측정값을 동시에 처리하는 측정 시스템도 개발, 센서에 접촉할 때 압력과 체온까지 따져 위조지문과 실제 사람의 지문을 구별할 수 있는 기능을 확보했다. 박장웅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지문 센서는 상용화된 디스플레이뿐 아니라 차세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쓰이는 다양한 기기의 보안성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명 지문 센서를 개발한 UNIST 연구진. 왼쪽부터 변영재 교수, 지상윤 연구원, 안병완 연구원, 박장웅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