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은 안젤리쿠시스그룹 산하 마란가스로부터 17만3,400㎥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부유식 저장·재기화 설비(FRSU) 1척을 수주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에 수주한 LNG-FSRU는 길이 295m, 너비 46m 규모로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건조돼 오는 2021년 상반기까지 인도될 예정이다.
이번 계약으로 대우조선은 안젤리쿠시스그룹으로부터 총 100척의 선박을 수주하게 됐으며 금액으로는 약 110억달러(약 12조원)에 달한다. 단일 선주로는 최대 고객이다. 안젤리쿠시스그룹은 현재 총 22척의 선박을 발주해 건조 중이며 그중 대우조선해양이 전체의 82%인 18척을 만들고 있다.
양사의 남다른 인연은 19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전만 하더라도 대우조선은 그리스 선주와 인연이 없었으나 당시 선박영업을 담당했던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직접 안젤리쿠시스를 찾아가 거래를 텄으며 지금까지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안젤리쿠시스는 대우조선이 경영난을 겪기 시작한 2015년 이후에도 24척의 선박을 발주했고 대우조선도 동일한 조건이라면 안젤리쿠시스 선박을 우선 건조하는 등 서로 배려하면서 두터운 신뢰를 쌓았다.
정 사장과 안젤리쿠시스의 인연도 남다르다. 정 사장이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대우조선 사장으로 재직 당시 마지막 수주한 선박이 안젤리쿠시스그룹이 발주한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1척이었다. 또 2015년 정 사장이 대우조선 사장으로 복귀한 뒤 가장 처음으로 계약한 선박도 안젤리쿠시스그룹의 수에즈막스급 유조선 2척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선주가 특정 조선소에 발주를 지속적으로 한다는 것은 기술력을 포함한 모든 제반 사항에 대해서 조선소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안젤리쿠시스그룹과 20년 이상 인연을 이어오면서 존 안젤리쿠시스 회장은 물론 경영 일선에 나선 사주의 딸인 마리아 안젤리쿠시스와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대를 이어 파트너십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우조선은 올해 LNG운반선 11척, 초대형원유운반선 15척, 특수선 1척 등 총 27척, 약 34억달러 상당의 선박을 수주했다. 이는 올해 목표 73억달러의 47%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