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멕시코의 트럼프' 오브라도르...강대강 보단 실리추구 나선다

13일 폼페이오와 만나 현안 논의

나프타 재협상도 현 정부와 협의

'멕시코 우선주의'서 한발 물러나

지난 1일(현지시간) 멕시코 대통령에 당선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멕시코시티=로이터연합뉴스지난 1일(현지시간) 멕시코 대통령에 당선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멕시코시티=로이터연합뉴스



멕시코 대통령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암로) 당선자가 무역 같은 첨예한 이슈를 놓고 미국과 협상에 나서는 등 대결보다 안정을 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좌파 민족주의자로 대선 과정에서 ‘멕시코 우선주의’를 내걸어 미국과 사사건건 충돌할 것으로 예상됐던 오브라도르 당선자가 이전 정부의 경제정책을 준용하며 실리 추구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3일(현지시간) 오브라도 당선자는 멕시코시티의 대통령궁에서 엔리케 페냐 니에토 현 대통령과 정권이양 문제를 협의한 뒤 연 기자회견에서 “오는 13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만나 이민·무역 등 양국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통령 선거기간 “미국의 인종주의적이며 패권주의적인 오만한 태도를 수용하지 않겠다”며 기존의 종속적인 관계를 수평적 관계로 재정립하겠다고 선언했던 그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로 선회한 것이다. 오브라도르 당선자는 전날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30분간 전화통화를 하며 무역·국경 문제 등을 논의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 후 “우리는 좋은 대화를 많이 나눴다. (당선자와) 관계가 매우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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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오브라도르 당선자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과 관련해 현 정권과 공동으로 재협상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미국·캐나다·멕시코 3국 간 나프타 재협상 논의에 대해 “전문가를 파견해 현 정권과 공동으로 재협상에 나설 것”이라며 “목표는 나프타 협상 타결”이라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브라도르 당선자가 재정정책에서도 현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준용하겠다고 밝히며 시장을 안정시키려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그의 수석 경제자문들은 오는 2019년도 예산안을 짜는 과정에서 현 정부가 지난 3월에 내놓은 거시경제 가이드라인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현 정부의 거시경제 가이드라인에서는 내년 성장률을 2.5%에서 3.0%로 전망했다. 다만 WSJ는 새 정부가 인프라 투자를 국내총생산(GDP)의 1% 수준으로, 사회복지 지출을 GDP의 0.7% 수준으로 각각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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