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항공지부는 이날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아시아나항공 No Meal(노 밀) 사태 책임 경영진 규탄 문화제’를 개최했다.
직원 300여 명(주최측 추산)은 가이포크스 가면, 선글라스,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계단을 채웠다. 대한항공 직원들도 자사 유니폼을 입고 나와 연대의 뜻을 표했다.
아시아나항공 객실 승무원인 이기준 사무장은 얼굴을 가리지 않은 채 유니폼을 입고 나와 “정말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회사였는데 어느 한 사람의 잘못된 의사결정과 그 사람의 비위를 맞추기 위한 판단 실수로 기내식 대란을 맞았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사무장은 “더는 참지 않고 더는 굴종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모여 이 집회를 만들었다”며 “그 책임자가 잘못했다, 물러나겠다고 할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외쳤다.
지상여객서비스에 종사하는 한 직원은 “박삼구 회장이 핫 밀을 드실 때 승객들은 노 밀이었고 현장 노동자들은 결식했다”며 “본인 딸을 상무에 앉힌 게 무슨 문제냐며 예쁘게 봐달라는 말 같지도 않은 언행을 했다. 대한민국 아들딸들에게 사과하고 물러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문화제 시작에 앞서 지난 2일 숨진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납품 재하청 협력업체 대표를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 앞서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최근 ‘침묵하지 말자’라는 이름의 카카오톡 익명 채팅방을 개설하고 경영진을 비롯한 사측의 비리를 폭로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에서는 이달 1일부터 기내식을 제때 싣지 못해 장거리 항공편이 출발이 지연되거나 출발 시각을 맞추려고 ‘노 밀’ 상태로 기내식 없이 이륙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