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월트셔주 에임즈버리에서 40대 남녀가 또다시 러시아가 군사용으로 개발한 신경작용제인 ‘노비촉’에 중독된 사건이 발생하면서 영국 정부가 월드컵 보이콧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AFP 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잉글랜드 축구팀은 16강전에서 콜롬비아를 승부차기 끝에 물리친 뒤 오는 7일 스웨덴과 8강에서 격돌할 예정이다.
벤 월리스 영국 내무부 안보담당 부장관은 지난 5일 에임즈버리 사건이 월드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묻자 “월드컵은 정치나 정치 지도자들에 대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친절한 러시아인들이 잉글랜드팀을 돌보고 있으며, 팬들 역시 좋은 지원을 받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것이 지난 3월 (러시아 이중스파이) 암살 시도를 러시아가 수행했을 것으로 보는 우리의 주의를 돌려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러시아 이중스파이’ 출신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 율리야가 영국 솔즈베리에서 노비촉에 중독된 사건과 관련해 영국 정부는 러시아를 배후로 지목하면서 월드컵을 보이콧하겠다고 밝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잉글랜드팀의 참가 자체를 보이콧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지만, 이후 영국 정부는 왕실 및 고위관리만 참석하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으로 입장을 명확히 했다.
잉글랜드 팀이 12년 만에 월드컵 8강에 오르면서 영국 정부가 러시아 월드컵에 대한 보이콧 입장을 풀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에임즈버리에서 영국민이 또다시 노비촉에 중독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그러나 러시아는 언제든지 영국 정부의 월드컵 참관을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영국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성명을 통해 “만약 영국의 고위관리 등이 오기로 한다면 그들은 잉글랜드 선수나 서포터들이 경험한 것과 같은 환대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영국에 이어 영국과 8강에서 맞붙는 스웨덴은 물론, 아이슬란드, 폴란드, 덴마크 등도 수위는 다르지만 러시아 월드컵 보이콧 방침에 동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