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방송·연예

요즘 예능, 게임이 대세

대탈출·두니아 등 잇따라 선봬

직접 체험하듯 몰입감 높여 인기

먹방·관찰예능 이어 새 트렌드로

대탈출/사진제공=tvN대탈출/사진제공=tvN



여행, 음식에 이어 게임이 다시 예능계의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현상이 처음은 아니다. 1박2일, 런닝맨 등 기존의 인기 예능프로그램에서도 게임은 필수 소재였다. 하지만 기존의 프로그램들이 게임을 프로그램의 재미를 더하는 양념과도 같은 존재로 이용했다면 최근의 게임 예능은 ‘게임’이 프로그램의 주재료다. 특히 시청자들이 직접 게임에 참여하는 느낌을 불어넣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눈에 띈다.

8일 2회차 방송을 탄 tvN 예능프로그램 ‘대탈출’은 2030에게 익숙한 ‘방탈출’을 게임의 재료로 선택했다. 방 곳곳의 힌트를 찾아 각종 밀실을 통과하는 ‘방탈출’게임은 최근 청년들의 데이트코스, 놀이장소로 인기를 얻고 있다. ‘대탈출’은 기본적인 ‘방탈출’게임에 강호동의 콘셉트인 ‘힘’을 추가해 거대한 하나의 ‘세계관’을 완성했다. 강호동을 비롯해 김종민, 신동, 유병재, 격투기선수 김동현, 블락비 피오가 합류했다. 얼핏 봐도 브레인으로 불릴 만한 사람이 없는 멤버 구성이다. ‘더 지니어스’, ‘소사이어티 게임’ 등 정종연 PD의 전작에서 등장했던 뇌섹남(똑똑한 사람들을 일컫는 신조어)들을 생각하며 더욱 비교된다. 실제로 참여자들은 프로그램 초반 게임의 룰을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들의 허둥지둥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일으켰다. 단서를 찾지 못하고, 비밀번호를 풀지 못해 답답해하는 강호동의 심정이 TV 너머 시청자들에게도 전달됐다. 마치 자기 자신이 게임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특히 강호동이 머리를 써야 하는 부분에서도 힘을 써서 문제를 해결한 모습은 답답해하던 시청자들에게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제공했다.

관련기사



두니아/사진제공=MBC두니아/사진제공=MBC


이날 6회차를 맞은 MBC 예능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이하 두니아)’는 넥슨의 게임 ‘야생의 땅: 듀랑고(이하 듀랑고)’를 기반으로 한 예능이다. 공룡이 사는 미지의 땅 ‘두니아’에 가게 된 출연진이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다. ‘두니아’는 프로그램 중간중간 시청자들의 문자투표를 통해 시나리오의 방향을 결정한다. 미리 찍어 둔 두 가지 시나리오 중 시청자들이 선택한 것을 송출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방송이 방영되는 도중에도 부조정실에서 대기하며 문자투표 집계와 이에 따른 CG, 시나리오를 송출한다.

두니아의 방식은 게임장르 중 ‘인터랙티브 무비’를 연상케 한다. 플레이어의 선택으로 스토리가 바뀌는 것은 어드벤처 게임의 공식이다. ‘인터랙티브 무비’란 여기에 자신의 선택을 마치 영화처럼 연출해 보여주는 것을 뜻한다. 물론 조작성 자체는 실제 게임에 비해 부족하지만 화려한 그래픽이라는 장점을 얻을 수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TV라는 매체가 갖고 있는 한계 속에서 최대한 쌍방향 소통을 추구한 결과물이 인터랙티브 무비”이라 진단했다.

게임예능은 방송계가 현재 고민하고 있는 부분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인터넷방송, 게임 등 이용자가 실시간으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와 경쟁해야 하는 현 상황에서 TV라는 전통매체가 내놓은 최선의 결과물이 이라는 것이다. 관찰예능은 1인 방송 등에서 쉽게 떠나기 어려운 곳을 여행해 새로운 느낌을 선사하거나 생생한 먹방을 통해 게임에서 구현하기 힘든 ‘맛’을 표현했다. 게임예능 역시 마찬가지다. 정 평론가는 “애초 게임은 TV프로그램과 차원이 다른 몰입감을 줬다”며 “매체의 한계가 있지만 게임예능 역시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해 몰입감을 높인 것”이라 덧붙였다.


우영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