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정현백 장관 “혜화역 시위 생생한 목소리 잊지 않을 것” 구설..'문재인 재기해' 구호도?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7일 오후 서울 혜화역 인근에서 열린 ‘제3차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시위’ 현장을 깜짝 방문한 가운데, 일부 네티즌의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 장관은 이날 “혜화역 시위 현장에 조용히 다녀왔다. 많은 여성이 노상에 모여 분노하고 절규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싶었다”고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시하며 시위 현장 방문 이유를 밝혔다.


이어 “여성인권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국민들께 송구스럽고 마음이 무거웠다”며 “여러분만의 자유로운 공간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멀리에서 지켜봤지만 스크린과 마이크의 도움으로 경청할 수 있었다. 여러분들이 외친 생생한 목소리 잊지 않겠다”고 적었다.

/사진=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정부가 그간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보다 안전하고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해 왔음에도 여전히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생각에 안타까웠다”고 덧붙였다.

이어 “여러분들이 외친 생생한 목소리 잊지 않고, 불법촬영 및 유포 등의 두려움 없이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안전하고 자유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뼈를 깎는 심정으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일부 네티즌은 “문재인 제기해”라는 ‘대통령 조롱’ 의혹이 제기된 구호가 나왔던 시위 참석 소감을 올린 정 장관을 향해 적절치 못하다는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이 나왔던 시위를 지지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기에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 것. ‘재기해’는 극우 성향 사이트인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서 주로 투신자살을 지칭할 때 사용되는 문구로 알려졌다.


이는 문 대통령이 3일 국무회의에서 불법촬영 범죄 피해자가 남성이라는 이유로 경찰이 편파수사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에 대해, “편파수사라는 말이 맞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힌 데 대한 반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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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이번 시위에서 자칭 페미(니스트)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 당장 제대로 된 응답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 과정에서 등장한 다소 격앙된 구호가 인터넷에서 논란으로 번지기도 했다. 참가자들이 “재기해”라는 구호를 외치던 도중 연단에서 “저희는 합법적인 퍼포먼스를 통해 여성들의 분노를 표출하고 대통령의 문제된 발언을 폭로하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마이크를 이어받은 참가자가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저희가 말하는 ’재기해‘는 사전적 의미로”까지 말하자 먼저 발언했던 참가자가 말을 이어받아 “문재인 재기한다”라고 소리쳤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도 재기하십시오”라는 발언으로 이어지자 참가자들은 소리를 질렀다. 뒤이어 “문재인 제기해”라는 구호가 집회 현장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정 장관은 앞서 ‘제2차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시위’가 열린 직후인 지난 11일에도 “혜화역 시위는 우리 사회의 성차별적 구조와 문화에 억눌려 온 여성들의 분노가 ‘홍대 불법촬영 사건’을 계기로 폭발한 것”이라며 불법촬영 엄단과 성차별 해소에 나설 것을 약속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열린 집회에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외에도 광주, 대구, 대전, 부산, 전주, 창원, 청주, 천안, 평택 등 전국 각지에서 주최측 추산 6만여명(경찰 추산 1만7000여명)이 참여했다.

최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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