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반등의 기미를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중국 소비 수혜주로 기대가 몰리고 있다. 전반적인 글로벌 증시 침체로 주가가 떨어졌고 특히 최근 중국의 보따리상(다이궁) 규제 우려로 면세점주는 급락했지만 오히려 저가매수의 기회라는 분석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0거래일 동안 외국인투자가들은 오리온(271560)(652억원), 호텔신라(008770)(419억원), 신세계(004170)(276억원), 코스맥스(192820)(188억원) 등 중국 소비 확대의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잇따라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의 매도세가 약화되기는 했지만 누적 순매도 금액은 여전히 5,000억원이 넘는다. 최근 10거래일 동안 코스피지수는 3%가 넘는 하락률을 보였지만 에이블씨엔씨(078520)(주가변동폭 19.2%), 롯데쇼핑(023530)(4.2%), 오리온홀딩스(001800)(0.8%) 등의 중국 관련주는 시장 흐름을 거스르는 움직임을 나타냈다.
중국 소비 수혜주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를 둘러싼 한중 양국의 갈등이 고비를 넘긴 후에도 예상보다 느린 한한령 해제와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 확대 등으로 인해 좀처럼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증시 침체로 방향성을 찾기가 어려운 가운데 중국의 내수시장 개방, 소매판매 증가세 등이 이어지면서 재차 투자 대안으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28일에도 외국인 투자 제한 금지 업종을 63개에서 48개로 줄이는 등 시장 개방을 추진 중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무역전쟁 와중에도 적극적으로 시장 개방을 추진하는 것은 한국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오는 16일 발표될 중국의 6월 소매판매도 전년보다 9%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 관련주의 한 축인 면세점주는 중국 정부의 다이궁 규제에 대한 우려로 최근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호텔신라는 전일보다 11.1% 급락한 주당 10만원에 장을 마감했고 이달 들어서만 주가 하락률이 19%에 달한다. 신세계·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027390) 등도 비슷한 처지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다이궁 규제가 면세점주에 미치는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규제는 개인 보따리상이 아닌 전체 다이궁 매출의 5%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되는 기업형 다이궁에 대한 내용이며 특히 ‘짝퉁’ 단속의 차원”이라며 “지난 5·6월 사이 국내 면세점의 개인 다이궁 매출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