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習 첨단산업 굴기 '가속'...중국에 추월당한 한국

'세계 점유율 1위 제품' 조사 결과

이통 인프라 등 IT 부문서 약진

中 9개 韓 7개로 품목 수 역전







시진핑 정부의 첨단산업 굴기가 속도를 내면서 지난해 세계 1등에 오른 품목 수에서 중국이 한국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쟁력이 단연 돋보이는 가운데 중국이 고부가가치 기술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나라는 1위를 기록한 조선(현대중공업)과 대형 액정패널(LG디스플레이)이 업황 악화와 중국 추격으로 고전하고 있는데다, 삼성전자 의존도가 높아 질적으로도 좋지 않다는 평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총 71개 품목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7년 주요 상품·서비스 시장점유율 조사’ 결과, 한국 제품이 총 7개에서 1위를 차지해 미국(24개), 일본(10개), 중국(9개)의 뒤를 이었다고 10일 보도했다. 전년에도 7개 품목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한 우리나라는 답보 상태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 세계점유율 1위에 오른 국내 기업을 살펴보면 삼성이 스마트폰과 중소형 OLED, D램, 낸드형 플래시메모리, 슬림형 TV 등 5개 품목에서 선두를 달렸다. LG와 현대중공업이 각각 대형 액정패널과 조선에서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 1위 품목 비중이 71.4%나 됐다. 삼성전자가 흔들리면 그만큼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조선과 대형 LCD패널도 후발주자의 추격이 거세 안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반면 중국은 이번 조사에서 2개 부문에서 새롭게 1위를 차지하며 한국을 추월했다. 2016년 만해도 7개로 우리나라와 1위 숫자가 같았음을 고려하면 발전 속도가 빠르다. 중국 정부의 ‘중국제조 2025’ 위력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제조 2025’는 오는 2025년까지 중국이 정보기(IT), 생명공학 등 10개 부문에서 세계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야심차게 수립한 전략적 프로젝트다. 중국은 차세대 이동통신인 5G 시장을 주도하려는 야심까지 드러낸 상황이다.

관련기사



이번 조사에서 중국은 이동통신 인프라(기지국)에서 화웨이가 스웨덴 에릭슨을 제치면서 새롭게 1위에 올랐다. 스마트폰에서도 화웨이, 오포, 샤오미가 3~5위에 랭크돼 2위인 미국 애플을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3사의 합계 점유율은 24.3%로 수위인 삼성전자의 21.6%를 앞섰다. 중국의 약진으로 이미 주요 IT 부문에서 순위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특히 감시카메라 부문에서도 압도적 강세를 보였다. 하이크비전과 더파테크놀로지가 각각 1·2위를 차지하면서 합계 40%를 점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역시 전년보다 5개가 늘어난 24개 품목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PC부문에서 HP가 5년 만에 중국 레노보그룹을 제치고 1위를 탈환했다. 미국은 클라우드 서비스나 금융 분야에서 강세를 보였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 국가의 1위 품목 수가 전년 대비 제자리걸음에 그치거나 후퇴한 반면 미국과 중국만 세계 1위 품목을 늘린 셈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세계 주요 시장 점유율 전쟁에서 미중이 격전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과 LG가 정보기술(IT) 각 분야에서 선두권을 유지했다. 삼성은 금속산화반도체(CMOS) 센서, 태블릿단말기, 조선에서 각각 2위를 차지했으며 LG도 중소형 OLED와 중소형 액정패널, 슬림형 TV에서 2위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D램 부문 2위에 올랐다.

김창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