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더 많은 일자리 바란다면 규제 족쇄부터 풀어라

인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삼성전자 현지 휴대폰 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났다. 문 대통령은 준공식 도착 직후 이 부회장과 별도로 만나 “한국에서도 더 많이 투자하고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고 이 부회장은 “더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5분에 불과한 대통령과 재계 서열 1위 그룹 총수와의 첫 대면이었지만 그동안 대통령과 기업인의 만남 자체가 많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정부의 스탠스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문 대통령의 바람대로 투자를 늘리고 일자리를 확대하려면 기업들이 마음 놓고 사업할 수 있는 여건부터 만들어줘야 한다. 하지만 우리 기업이 처한 현실은 이와 정반대다. 한쪽으로 기울어진 정책은 노동계의 경영권 침해를 용인하려는 수준에 이르렀고 계열사 합병 때 총수 일가의 의결권 제한 같은 표적 법안도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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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의 지지기반을 감안할 때 정책 기조의 전면적인 변화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렇다면 쉬운 것에서부터 접점을 찾으면 된다. 우리 경제의 가장 큰 걸림돌은 곳곳에 널려 있는 수많은 규제 족쇄들이다. 해외에서는 다 되는 우버와 에어비앤비도 우리나라에서는 불법이다. 금융혁신을 하겠다며 인터넷은행을 허용하고서는 은산분리라는 낡은 굴레를 씌우기도 한다. 산처럼 쌓인 규제 속에 혁신성장이 가능할 리 없다. 오죽했으면 대통령조차 “답답하다”고 한탄했을까.

규제 철폐가 일자리 늘리기의 전제조건이라는 것은 청와대도, 정부도 다 아는 내용이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정부는 산업단지에 적용하려는 네거티브 규제를 모든 산업과 현장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여당도 은산분리와 개인정보 활용 제한 같은 4차 산업혁명을 가로막는 걸림돌들을 과감하게 치워줘야 한다. 몇 년째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규제프리존법이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도 하루속히 처리해야 한다. 규제 철폐 없이는 일자리 확대도, 경기 회복도 어렵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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