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勞정책 비판에…해명자료만 쏟아내는 고용부

최저임금 등 대안 제시 못한채

올들어 해명자료 49건 남발

朴정부 연평균 건수 벌써 웃돌아

"비판 귀닫고 자기주장만" 지적

1115A26 고용부해명자료



고용 대란 발생, 사업장 폐업 증가, 급여 감소 우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에 따른 각종 부작용이 노동시장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는 이러한 부작용과 혼란을 최소화하는 실효성 있는 대안을 제시하기는커녕 언론 비판기사에 대한 해명자료만 쏟아내고 있는 모습이다.

10일 고용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9일까지 배포한 고용부의 해명자료는 총 49건에 이른다. 하반기에 접어든 지 채 열흘도 안 돼 박근혜 정부 4년2개월간 고용부의 연평균 해명자료 배포 건수인 46건을 웃돈 셈이다. 정부는 기사 내용이 틀렸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될 때 사실을 바로잡기 위해 해명자료를 내놓는다. 기사 내용이 틀리지는 않았지만 정부 차원의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판단하면 설명자료를 배포한다. 설명자료까지 더하면 이 기간에 고용부가 뿌린 해명·설명자료는 무려 146건으로 불어난다.


해명자료 내용을 현안별로 살펴보면 근로시간 단축이 14건으로 가장 많았다. 최저임금과 관련한 해명자료도 10건이나 됐다. 이어 작업환경보고서(4건), 불법파견(3건), 일자리안정자금(3건), 고용위기지역(2건)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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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해명자료 배포 건수가 급증한 배경에 대해 고용부 관계자는 “윗선에서 현안, 특히 주52시간제 등에 대한 보도 내용 가운데 잘못된 것이 있으면 적극 대응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며 “실무자 입장에서는 하던 일을 멈추고라도 해명자료를 낼 수밖에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그는 “박근혜 정부처럼 청와대가 언론에 대한 강력 대응을 주문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부처 차원에서 ‘해명자료 적극 배포’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문제는 고용부가 정작 집중해야 할 것은 해명이 아닌 대안이라는 점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행일을 코앞에 두고 부실한 근로시간 단축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는 ‘헷갈린다’는 지적이 일자 노동시장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변명만 내놓았다”며 “적어도 고용부라면 한국경영자총협회보다는 더 촘촘한 가이드라인과 고용 대란을 잠재울 수 있는 무슨 대안을 내놓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고용부의 해명자료가 그릇된 사실 등을 바로잡는 데 그치지 않는 점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된다. 고용부는 언론의 시각이나 해석도 해명자료를 통해 문제 삼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법학전문대학원의 한 교수는 “현장 소통을 강조하는 정부가 되레 비판에 귀를 닫고 자기주장만 옳다고 고집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며 “정부는 해명자료가 아닌 정책으로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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