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정책

성장률 낮추고 금리인상 암시...이주열의 의도된 혼선 신호?

한은 올 성장률 2.9%로 하향

기준금리 年1.5% 동결했지만

금통위원 소수 '인상' 의견에

"이주열 의중 반영됐다" 분석

李 총재는 "인상 신호 해석 무리"

8월이나 10월 올릴 가능성도

1315A06 주요기관별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1315A06 주요기관별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한 이주열 한은 총재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호재기자.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한 이주열 한은 총재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미중 무역전쟁과 경기하강으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로 낮췄다. 다만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이 나와 오는 8월 또는 10월 인상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지만 금통위원 7명 중 이일형 위원이 0.25%포인트 인상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소수의견을 금리 인상의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이 위원은 한은 추천 몫 위원으로 한은 총재의 의중이 실린 것으로 해석되곤 한다. 이 때문에 조만간 금리가 오르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은은 선을 긋고 있다. 이날 이 총재는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내외금리 차로 자금유출이 확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계하고 있다”면서도 “(소수의견을) 금통위의 공식적인 인상 신호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고 선을 그었다. 이를 고려하면 소수의견으로 8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점칠 수 있지만 10월이 좀더 유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9월에 미국이 금리를 또 올리고 한미 금리 차가 더 벌어지면 금리인상에 대한 목소리가 더 높아질 수 있다. 현재 미국 정책금리보다 우리가 0.5%포인트 낮은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하반기 두 차례 금리를 추가로 올리면 한미 간 금리 차가 최대 1%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 발표를 보면 금리 인상은 빨라야 4·4분기 이후가 될 확률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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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금통위 개최 후 발표한 ‘2018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을 2.9%로 지난 4월보다 0.1%포인트 낮춰잡았다. 내년 성장률 역시 0.1%포인트 내린 2.8%로 제시했다.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은 정부(기획재정부),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보다 낮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같고 민간연구소인 현대경제연구원(2.8%), LG경제연구원(2.8%)보다는 높다.

한은이 전망치를 내린 것은 투자와 수출부진, 무역전쟁 여파 때문이다. 한은은 올해설비투자 증가율을 2.9%에서 1.2%로, 건설투자는 -0.2%에서 -0.5%로 떨어뜨렸다. 상품수출 증가율은 3.6%에서 3.5%로 조정했다. 수출이 감소하면서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석 달 전(705억달러)보다 55억달러 적은 65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6%로 기존 전망을 유지했지만 내년은 2.0%에서 1.9%로 낮췄다.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은 4월 전망 때와 같이 2.7%로 봤다. 하지만 고용 여건 개선 지연과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은 민간소비 증가세를 제약할 수도 있다고 한은은 강조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한안간담회에서 “미중 통상갈등이 심화하면 상황에 따라 내수·수출 동반부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우리 경제에 심각한 하방리스크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세종=김영필·임진혁기자 susopa@sedaily.com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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