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을 다루고, 혁신적인 기업일수록 양성평등 문화가 자리 잡았다?’
천만의 말씀. 절대 그렇지 않다고 이 책이 말한다. 블룸버그TV의 진행자이자 기자인 저자가 실리콘밸리 내 남성 중심의 삐뚤어진 성문화를 적나라하게 폭로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미투’ 폭로와 함께 우버와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까지 이어진 성추문 폭로가 빙산의 일각이었다는 주장이다. 남성·형제를 뜻하는 ‘브로(Bro)’와 ‘유토피아(Utopia)’를 합성한 제목부터 남성우월주의에 일침을 가한다.
“한 달에 한번 꼴로 금요일이나 토요일 밤, 실리콘밸리를 주무르는 선택된 사람들이 마약을 투약하고 난잡한 섹스를 즐기는 파티를 벌인다.”
능력주의를 표방하는 실리콘밸리의 첨단 기업의 실상은 인맥과 소개로 이뤄지고 그 긴밀한 친분이 섹스 파티에서 이뤄진다는 내용의 6장은 충격적이다. 우리식으로는 ‘형님문화’로 번역될 이들의 ‘브로 문화’ 속에서 여성은 침묵을 강요받았고 승진이나 임금인상의 기회에서도 번번이 차별당했다. 애플의 ‘시리’, 아마존의 ‘알렉스’, 휴머노이드 ‘소피아’를 보면 이들 신기술 산업에 종사하는 ‘브로’들이 만들어낸 여성성에 대한 편견이 감지된다. 소름 끼치는 일이다. 저자는 보다 평등한 세상을 위해 자신의 세 아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고 했다. 1만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