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방송된 ‘이리와 안아줘’에서는 경찰에 쫒기던 현무가 평범한 가족의 모습을 상상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우리가 괴물의 자식이 아니었다면’하는 상상 속 현무는 투덜거리며 국밥집 장을 봐오고 옥희에게 투정도 부린다. 막내동생 소진(최리 분)과 나무(장기용 분)까지 네 사람이 투닥거리며 저녁식사를 하는 모습은 너무 행복해서 오히려 가슴 아팠다. 현실에서 그들이 처한 상황이 너무 아프고 가혹했기 때문.
현실의 현무는 윤희재에게 죽임을 당할 위기에 처한 옥희를 구하기 위해 온 몸으로 희재를 막아선다. 자신과 나무를 키워준 분에게 꼭 이래야하냐며 희재를 막아서던 현무는 결국 옥희를 지키다 맞고 쓰러진다. 쓰러진 현무를 막아서는 옥희를 본 현무는 저도 모르게 “아줌마”가 아닌 “엄마”라고 외치며 옥희를 감싸안는다. 붉게 충혈된 눈으로 아버지에게 나는 대체 뭐였냐며 아픈 눈물 흘리던 현무는 한번도 나무와 자신을 지켜준 적 없는 아버지 대신 피 한 방울 안 섞인 옥희가 12년 동안 그들을 기다리고 지켜줬다고 말한다.
제 세상의 전부였던 아버의 애정을 갈구하지만 사랑 받지 못하고 그에게 인정받고 싶어 악해지려 했으나 완전한 악이 되지도 못한채 실은 나무와 옥희, 소진을 지키려 애쓰는 현무에 그대로 빙의한 김경남은 시청자들 역시 현무의 결핍과 아픔에 공감하게 만드는 섬세한 열연을 펼치며 몰입감을 최고조로 높였다. 그리고 다행히 살아남아 중환자실에서 깨어난 현무가 툴툴대면서도 옥희, 소진과 가족애를 확인하는 장면은 그 동안 홀로 외로웠을 현무에 대한 가슴 아픔과 함께 가슴 찡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에 방송이 끝난 후에는 “현무가 엄마라고 할 때 눈물이” “현무 너무 맘찢” “현무의 행복한 상상이 제발 현실이 되게 해주세요” 등 현무에 대한 애틋한 공감이 이어졌다.
전작 ‘슬기로운 감빵생활’과 180도 다른 어둡고 비뚤어진 현무로 분한 김경남은 언뜻 스치는 결핍과 외로움을 섬세하게 표현해내며 ‘이리와 안아줘’의 아픈 손가락 윤현무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선과 악을 오가는 마스크와 흔들리는 눈빛, 몰입할 수 밖에 없는 탄탄한 연기력으로 현무를 ‘안아줘’ 극강의 애잔 캐릭터로 등극시키며 팬들의 마음을 움켜쥔 김경남이 다음 주 마지막을 앞둔 ‘이리와 안아줘’에서 어떠한 결말을 맞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