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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반의견 사전 공개...국민연금 주총 입김 세진다

배당성향 낮은 기업 중점 관리

국민연금이 주요 기업의 주주총회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계획이다. 기업의 주총 개최 전에 안건에 대해 찬반 의견을 사전에 공개하고 배당성향이 낮은 기업은 중점관리기업으로 적극 관리할 방침이다. 가뜩이나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의 눈치를 보는 기업 입장에서 주총을 앞두고 국민연금의 심기부터 살펴야 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초안에 주총에서 국민연금의 역할을 명확하게 했다. 국민연금은 ‘연금 사회주의’ 논란을 불러일으킨 이사 선임과 해임 및 정관변경 제안과 같은 경영 참여 주주활동은 1년 이상 미루는 대신 경영 관여에 해당하지 않는 주주권 강화를 위해 의견 공개 실효성을 높일 예정이다.


우선 투자한 기업의 모든 주총 안건에 찬반 의견을 주총 이전에 공시한다. 지금은 의결권 행사 내역을 주총 후 14일 이내에 공시했다. 만약 주총 안건에 반대할 경우 반대 사유를 충실하게 설명해 의미 있는 정보를 시장관계자들과 주주들에게 제공한다. 국내 상장사의 가장 큰손인 국민연금의 주장과 근거가 알려지면 다른 기관투자가를 비롯한 주주들은 국민연금과 같은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주식 투자를 직접 하지 않고 맡긴 자산운용사에 의결권을 주더라도 운용사가 국민연금의 뜻대로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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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국민연금은 주총에서 목소리를 키우지 않았다. 지난 2017년 국민연금이 반대한 373개 안건 중 부결된 경우는 단 7건에 불과했다. 투표하기 전에 국민연금의 의사를 다른 주주가 알기 어려웠고 소수 의견에 그친 국민연금의 뜻대로 기업이 행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배당성향이 낮거나 배당정책이 없는 기업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우선 기업과의 비공개 대화를 진행하고 대화 자체를 거부하는 등 개선 여지가 없는 기업은 ‘중점관리기업’으로 지정, 블랙리스트에 올려 공개한다. 필요하면 직접 주주제안권 행사에 나선다. 배당정책 수립을 요구하는 기업을 연 4~5개에서 8~10개로 늘린다. 과거에는 배당 확대만 요구했다면 앞으로는 구체적으로 요구하는 배당 확대 방안을 제시할 수 있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17일 공청회를 열어 스튜어드십 코드 초안에 대한 의견수렴을 거친 후 26일 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 확정한다.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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