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유력 당권주자로 꼽히던 ‘친문(문재인계)’ 핵심인 전해철 의원이 15일 당 대표 경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8·25 전당대회 후보등록 마감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친문 단일화’의 키를 쥐고 있던 전 의원이 출마 의지를 접으면서 당권 경쟁 구도의 안개도 점차 걷혀가고 있다.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입장문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만들어내는 집권여당으로서의 혁신을 실현하고자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해왔다”며 “하지만 민주당이 가야 할 길에 동의하고 실천을 위해 함께할 수 있다면 제가 반드시 당 대표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오히려 직접 당 대표로 나서 또다시 불필요한 논란으로 당 혁신 실천과 문재인 정부의 성공에 걸림돌이나 부담이 될 여지가 있다면 저는 다른 역할을 찾는 것이 마땅한 결정이라 생각한다”면서 “불출마로 더욱 많은 분과 함께 당의 혁신을 실천해낼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다면 기꺼이 주어진 소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제대로 된 혁신을 이끌고 싶다는 의지가 분명하지만 문재인 대통령과의 오랜 인연 때문에 불필요한 논란이 생길 수 있는 만큼 당권 도전 의사를 접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전 의원은 막판까지도 출마 여부를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친문 의원들의 좌장 역할을 맡은 전 의원이 당 대표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어떤 후보에게 힘을 실어줄지도 관심이다. 당 안팎에서는 전 의원의 불출마가 지난 경기도지사 경선과정에서 본인을 전폭 지원했던 김진표 의원에 대한 지지 표명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공교롭게도 이날 김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유능한 경제정당, 경제 당 대표’라는 구호를 내걸고 차기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의원은 친문 후보 간 단일화에 대한 질문에 “전 의원과는 많은 공감대가 있고 상당히 생각이 좁혀졌다”며 “다만 최재성 의원은 대화할 시간이 부족해 좀 더 논의할 여지가 남아 있다”고 답했다. 당권 도전 의지를 굳힌 최 의원은 이번주 중후반에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4선의 박영선·송영길 의원과 3선의 이인영 의원, 초선의 김두관 의원 등도 20~21일 후보등록에 맞춰 이번주 중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힐 예정이다. 반면 전당대회의 최대 변수인 7선의 이해찬 의원은 침묵을 이어가는 가운데 불출마로 기울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