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美 금리인상에도 되레 떨어진 주담대 금리

경기둔화 우려에 금융채 금리↓

은행 혼합형 한달새 0.2%P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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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미국의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5년 고정) 금리는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감이 선반영됐다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결정 이후 국내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 등으로 금융채(5년물 AAA) 금리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반기에 미국의 금리 인상이 두 차례 예정된데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나오면서 다시 상승 추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16일 기준 주담대 혼합형 금리는 전주보다 일제히 낮아졌다. 4대 시중은행의 경우 KB국민은행 가이드금리는 지난달 11일 3.66~4.86%에서 16일 3.47~4.67%로 한 달 새 0.2%포인트 가까이 하락했고 신한은행도 같은 기간 3.76~4.87%에서 3.58~4.69%로 낮아졌다. 우리은행은 3.70~4.70%에서 3.53~4.53%로, KEB하나은행도 3.443~4.643%에서 3.310~4.510%로 비슷한 기조를 보였다. 심리적 저항선인 5%를 뚫고 올라갈 듯했지만 연준이 가파른 인상을 예고했음에도 반대로 움직인 것이다.


이는 주담대 혼합형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금리가 하락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금융채 AAA 5년물(민평평균) 금리는 지난달 14일 2.711%에서 이달 13일 2.550%까지 꾸준히 내려갔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라 국내 금리도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채권 시장이 전반적으로 오버슈팅된 부분이 있었다”면서 “최근 고용지표 악화 등의 영향으로 국내 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되면서 오버슈팅된 부분이 해소되며 금융채 금리도 동반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3월에도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기대감이 선반영된 시장금리의 상승으로 KB국민은행 등 일부 은행의 주담대 혼합형 금리가 5%를 넘어섰다가 발표를 기점으로 다시 하락한 바 있다. 이전에는 금융채 금리가 하락하면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건드려 조정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금융당국이 ‘매의 눈’으로 보고 있는 지금으로서는 기준금리가 절대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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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신규 및 잔액 모두 지난해부터 꾸준히 상승하면서 혼합형과의 차이도 크게 축소됐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잔액코픽스 변동금리는 이날 기준 3.52~4.72%로 혼합형보다 0.05%포인트 높은 역전현상이 발생했다. 잔액코픽스와의 차이가 신한은행(0.21%포인트), 우리은행(0.3%포인트), 하나은행(0.227%포인트) 등 다른 은행들도 0.3%포인트 이내로 좁혀져 변동금리를 택할 유인이 크게 줄어들게 됐다. 17일부터 한 달간 적용될 코픽스 금리는 16일 은행연합회가 발표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이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는 데다 한은도 연내 한 차례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시장금리도 다시 가팔라질 수 있다”며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격차가 0.5%포인트 이내라면 장기 대출자들은 고정금리가 유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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