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푸틴에...EU에...'구원의 손' 내미는 G2

트럼프, 헬싱키서 푸틴과 정상회담

군축 경쟁·시리아 내전 등 의제로

나토 축소·제재완화 대가로 딜 가능성

러시아에 이란 영향력 축소 요구할 수도

中은 베이징서 EU 수뇌부와 회동

무역 확대방안 논의...우군 확보 가속

1615A12 트럼프 시진핑



미국과 중국이 첨예한 무역전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우군확대를 위한 행보에 가속도를 높이고 있다. 중국·유럽과 등을 진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개입 사태로 껄끄러운 러시아에 손을 내밀고 시 주석은 미국과 긴밀한 파트너로 불리는 유럽연합(EU)을 전략적 동반자로 포섭하며 미국에 대한 대항 구도를 만들어가고 있다. 전략적 동맹구축을 넓혀가는 주요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의 치열한 수싸움으로 각국의 외교관계까지 얽히고설키면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외교 복마전’이 형성되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지난해 1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후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난 적은 있지만 단독 정상회담은 이번이 처음이다. 7일간의 유럽 순방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 동안 개인 골프장이 있는 스코틀랜드에서 마무리 일정인 미러 정상회담 준비를 마쳤다.

이번 회담에서는 △미러 간 군축 경쟁 △시리아 내전 △크림반도 병합 △나토(NATO) 군사훈련 등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거리핵전력조약(INF)과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의 이행과 효력 연장도 포함돼 있다. INF는 사거리 500∼5,500㎞의 지상발사 미사일을 금지하는 협정이다. 미국과 소련이 냉전 시대인 1987년 INF에 서명했지만 현재는 서로 이 조약을 위반하고 있다며 공방전을 펼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군축협정이 중요 안건으로 보이지만 국제사회는 크림반도 병합 이후 러시아에 가한 경제제재가 완화될 수 있다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동유럽 내 나토 영향력 축소와 대러 제재 완화, 시리아 주둔군 철수 등을 미끼로 푸틴 대통령과 물밑협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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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반해 트럼프 대통령은 거래 대가로 시리아 내 이란 영향력 축소를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란과의 핵합의를 깨고 대이란 제재 복원에 나선 미국이 이란의 세력확장을 달가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이란이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면서 미국의 최대 우방인 이스라엘을 위협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 같은 시나리오에 대해 “푸틴이 미국의 요구에 따라줄 가능성은 희박하다. 어리석은 거래가 될 것”이라고 악평했다.

미국의 줄타기 외교에 중국도 유럽은 물론 아프리카까지 외형을 넓히는 물밑 외교전으로 맞서는 분위기다. 시 주석은 특히 무역전쟁 방어에 보다 주력하는 모양새다. 중국은 16일부터 17일까지 베이징에서 EU와 정상회담을 연다. 이 자리에는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도날트 투스크 EU 상임의장 등 EU 핵심 수뇌부가 총출동한다.

중국과 유럽이 모두 미국과의 무역분쟁에 시달리는 만큼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교역확대가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 △EU·중국의 전략적 관계 확대 △무역 및 투자 촉진 △기후변화 공동대응 △한반도 정세 관련 외교·안보협력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에 대해 반감이 강한 EU를 전략적 동반자로 포섭해 반미전선을 강화하겠다는 속내다.

지난 2016년과 2017년 정상회담 때는 이견으로 공동성명 도출에 실패했지만 이번에는 무역전쟁이 최대 현안이 된 만큼 분위기가 다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은 워싱턴의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 EU와 동맹을 맺으려 한다”며 “EU도 중국을 상대로 농산물 시장 개방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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