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DB병원에 거짓 증세를 호소해 마약성 수면제를 투약받고 진료비도 안 내고 도망간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지난 2월부터 약 6개월 간 전국 48개 병원을 돌아다니며 마약류 성분 수면제를 투약받은 뒤 병원비를 내지 않고 도망간 이모(36)씨를 사기 및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검거해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직업이 없었던 이씨는 프로포폴·아네폴 등 마약류 성분이 포함된 수면유도제를 얻으려고 병원 측에 “체중이 줄었다”, “몸이 허약해졌다”고 거짓말해 수면내시경·항문치료·침술치료·도수치료 등 각종 검사를 받았다. 병원치료비가 2,100만원에 달했지만 이씨는 이를 하나도 지불하지 않고 밤마다 병원을 몰래 빠져나왔다. 이씨는 병원 시스템상 각 병원들끼리 환자의 진료 및 입원 기록을 공유하지 않는 점을 이용, 수면제를 한 번이라도 더 투약받으려고 위 내시경과 대장 내시경을 따로 검사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경찰은 병원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해 지난 3일 내시경검사를 받고 병원에 입원 중이던 이씨를 검거했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마약에 거의 중독되다시피해 병원 간판만 보면 들어가고 싶다”고 호소했으며 이전에도 사기와 마약투약 전과로 입건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민감한 환자 정보 전체를 병원끼리 공유하기는 어렵다고 본다”면서도 “마약법에서 규제하는 의약품을 투약·처방할 때는 병원들도 정보를 최소한만이라도 공유할 수 있도록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