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032640)가 지난 2월 속도제한(QoS) 없는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하며 촉발된 이통사 요금경쟁의 바통이 다시 LG유플러스로 넘어왔다. 지난 5월 KT(030200)에 이어 이달 들어 SK텔레콤(017670)이 완전 무제한 요금제 출시는 물론 중저가 요금제까지 대폭 손을 본 반면 LG유플러스는 고가 요금제만 개편한 상태여서 추가적인 요금 손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LG유플러스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하현회 부회장이 맞닥뜨린 첫 과제라는 분석도 나온다.
19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현재 중저가 요금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 몇 달 동안 진행된 이동통신 3사 간 요금 개편으로 경쟁사 대비 중저가 요금제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실제 SK텔레콤의 ‘T플랜 스몰’의 경우 월 3만3,000원에 1.2GB 데이터를, KT의 ‘LTE 베이직’ 베이직은 월 3만3,000원에 1GB 데이터를 각각 제공한다. 반면 LG유플러스의 ‘데이터 일반’ 요금제는 월 3만2,890원으로 요금은 경쟁사와 비슷하지만 제공 데이터는 300MB로 3분의 1 수준에도 못미친다.
중간 단계 요금제도 마찬가지다. SK텔레콤의 ‘T플랜 미디엄’은 월 5만원에 4GB 데이터를 제공하며 월 4만9,000원에 3GB 데이터를 제공하는 KT의 ‘데이터온 톡’은 기본 데이터 소진 시 1Mbps 속도로 무제한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반면 LG유플러스의 ‘데이터3.6’ 요금제는 월 5만1,590원에 3.6GB의 데이터를 제공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일각에서는 LG유플러스의 선제적 요금 개편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임 권영수 부회장이 속도제한 없는 완전 무제한 요금제 출시 한달 뒤 기자들과 만나 “트래픽 문제 때문에 경쟁사로서는 완전 무제한 요금제 도입이 힘들 것”이라고 밝히면서 요금 경쟁에서 우위를 자신했지만 불과 넉 달 만에 상황이 뒤집힌 탓이다.
이 때문에 새 요금제를 내놓아야 하는 하 부회장의 고민도 깊을 수 밖에 없다. 요금제를 추가로 개편할 경우 가입자당 매출(ARPU)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 전날 신규 요금제를 내놓은 SK텔레콤이 “이번 요금제 출시로 4인 가족 기준 ARPU가 15% 정도 감소할 것”이라고 밝힐 만큼 이통사들이 ‘출혈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이통시장 절반을 차지한 SK텔레콤이 가족 결합을, 국내 IPTV 시장 1위 사업자인 KT가 올레TV와 같은 모바일 콘텐츠를 각각 요금제의 ‘킬러 콘텐츠’로 내세우는 반면 LG유플러스로서는 프로야구 콘텐츠를 빼곤 강점이 별로 없어 보인다”며 “하 부회장으로서는 케이블 방송 업체 인수와 넷플릭스 등 주요 콘텐츠 사업자와의 제휴 등으로 활로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