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청자는 작가 머리 위에 있나보다. ‘같이 살래요’가 시청자들의 예측대로 전개가 흘러가는 양상이다.
KBS2 주말드라마 ‘같이 살래요’의 최근 쟁점은 박유하(한지혜)의 딸 채은수(서연우)가 정은태(이상우)의 정자 기증으로 만들어진 아이인지 여부다.
지난주 방송에서는 유하가 전남편 채성운(황동주)에게 숨기고 있는 기증자가 은태인지 물었고 성운은 당황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유하는 직접 확인에 나섰고, 정진희(김미경)에게 은태가 자손을 남기고 싶지 않아했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
유하가 “자식을 가질 생각도 이유도 없는 사람이 정자 기증을 했을리가 없겠다”고 생각이 바뀌자 성운은 기증자 본인도 모르니까 확인할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안심했다.
하지만 유하는 은태가 미국 병원에 있을 당시 연구를 위해 정자를 기증한 적이 있다는 과거를 알게 됐고, 은태와 은수의 유전자 검사를 결심했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유하가 은수와 은태의 칫솔을 가져가 검사를 의뢰하는 것으로 끝났다.
시청자들은 은태가 은수에게 정자를 기증한 ‘유전자적 아빠’라고 기정사실화 한 상황이다. 이 예측은 이미 방송 1회 때부터 흘러나왔다. 딸의 유전자 검사를 두려워하는 유하와 성운의 모습에서 출생의 비밀을 감지할 수 있었던 것.
은수의 출생의 비밀은 36회가 지나서야 밝혀지게 됐다. 아직 은태와 은수가 혈연관계인지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1회에서 칼 같은 예측을 해낸 시청자들은 벌써부터 이후의 전개를 발빠르게 언급하고 있다. 유전자 검사결과를 성운이 조작하거나 빼돌리는 게 아니냐는 것. 혹는 유하가 검사결과를 은태에게 말하지 않고 질질 끄는 상황도 우려하고 있다.
방영 초 ‘같이 살래요’는 박효섭(유동근)과 이미연(장미희)의 60대 로맨스와 함께 전 세대의 ‘썸과 쌈’을 신선하게 그리는가 싶었다. 하지만 ‘출생의 비밀’이 총 50회 중 절반이 넘도록 구태의연하게 그려지고 있는 점이 아쉽다. 오늘(21일) 방송에서 대반전이라도 펼쳐질까. ‘같이 살래요’가 막장에 기대어 가지 않길 바라는 마음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