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블랙록이 21일(현지시간)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 금융 정보기술(IT) 개발 허브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블랙록의 부다페스트 IT허브는 재무·회계·고객관리·마케팅 기술 개발 등을 추진하며 독일어 고객 지원 서비스도 함께 할 예정이다. 블랙록이 IT허브 개업을 위해 현재까지 고용한 인원은 400명으로 이 중 82%는 헝가리인이다.
블랙록의 부다페스트 IT허브 설립은 기술금융 선점 경쟁의 일환이라고 FT는 분석했다. 블랙록은 지난해 3월 투자에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적용하는 프로젝트인 ‘모나크(Monarch)’를 공개하는 등 세계 기술금융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블랙록이 유럽 내 금융기술 개발지로 헝가리를 선택한 것은 유럽에서 우수한 인력을 비교적 낮은 임금 수준으로 확보하는 데 헝가리가 최적이라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멜라니에 세이메 블랙록 부다페스트 IT허브장은 “블랙록은 기술과 언어능력에 초점을 맞춰 인재를 선발한다”고 말했다. 부다페스트 비즈니스저널에 따르면 헝가리의 30~34세 고등교육 이수율은 지난 2002년 약 15%에서 2015년 약 30%로 꾸준히 상승했으며 현재도 20% 후반대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헝가리는 뛰어난 과학기술로 유명해 독일 등 유수기업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는 헝가리인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헝가리인들의 외국어 능력도 블랙록의 구미를 당겼다. 헝가리 청년들은 모국어 외에 독일어 등 기타 유럽 언어를 하나 이상 구사할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여기에 독일·프랑스 등 서유럽국가와 비교해 낮은 임금수준도 부다페스트 IT허브 설립에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헝가리의 기업친화 정책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헝가리 정부는 지난해 법인세율을 19%에서 9%로 인하했으며 보조금 등 투자 인센티브 제공에도 적극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헝가리 정부는 블랙록의 부다페스트 IT허브 설립에 맞춰 인력 교육에 약 100만달러(11억원)를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