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백브리핑]美 테슬라, 부품제조사에 "일정 이익 분담금 내라"

공급업체에 왜 현금 요구하나

현금보유액 27억달러에 불과

모델3 생산차질로 유동성 위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로이터연합뉴스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로이터연합뉴스




테슬라 ‘모델S’/로이터연합뉴스테슬라 ‘모델S’/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납품을 담당해온 부품 제조업체들에 일정한 금액 이상의 분담금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입수한 메모에 따르면 테슬라는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업체들에 지난 2016년 이후 대금으로 지급한 비용 중 상당 부분을 반환해달라고 요청했다. 테슬라는 메모에서 “대금 반환은 테슬라의 지속적인 운영에 필수적이며 테슬라와 부품업체 간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업계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공급업체들에 부품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것은 흔하지만 테슬라처럼 과거의 실적에 대한 자금 반환을 원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자동차 제조업체가 가격 인하를 요구할 경우 계약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가격을 낮추거나 향후 계약 갱신 시 이윤을 약속하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WSJ의 보도에 대해 테슬라는 특정 메모에 대한 언급은 꺼렸지만 부품 업체들에서 일부 금액을 상환받는 계획은 인정했다.


현지 언론들은 양산형 전기차인 ‘모델3’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자금난에 빠진 테슬라가 해결책 중 하나로 공급업체에 현금 부담 요구를 한 것으로 분석했다. 테슬라는 최근까지 분기당 평균 10억달러(약 1조1,310억원) 정도의 현금을 지출해왔다. 하지만 1·4분기 말 기준 현금보유액은 27억달러에 불과해 연말까지 자금난에 허덕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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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난의 배경은 생산 차질이다. 테슬라는 모델3의 대량생산이 지난해 6월부터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생산계획은 올해 3월에서 다시 6월로 미뤄졌고 현재는 생산일정 차질에 실망한 주문예약의 24%가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유동성 위기가 심각해지자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테슬라가 이익만 위해 움직이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 15년간 한 번도 연간 순이익을 달성하지 못했다. 어렵지만 꼭 필요한 개편”이라며 3만명의 전체 임직원 중 9%에 해당하는 3,500명 안팎을 감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WSJ는 특히 테슬라의 요구가 자동차부품 업계의 생태계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40년간 자동차 업계에서 일한 제조 컨설턴트 데니스 비레그는 “그것(테슬라의 요구)은 터무니없으며 그만큼 테슬라가 절박하다는 사실을 나타내는 것”이라며 “그들은 수익성을 걱정하지만 정작 공급업체의 수익성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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