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노회찬, 어제 '어머니 뵙고 오겠다'며 집 나섰다"

지인 "노회찬 부인과 전날 통화…절대 이럴 분 아닌데"

노회찬 투신아파트 경비원 "'쿵' 소리에 가보니 맥박 없어"

포털 댓글 여론조작 혐의로 수사를 받는 ‘드루킹’ 김모씨 측으로부터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 당사자인 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23일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 내용은 ‘드루킹 사건과 관련해 금전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청탁과는 관련이 없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22일 오후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미국 방문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으로 통해 귀국하는 모습./출처=연합뉴스포털 댓글 여론조작 혐의로 수사를 받는 ‘드루킹’ 김모씨 측으로부터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 당사자인 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23일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 내용은 ‘드루킹 사건과 관련해 금전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청탁과는 관련이 없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22일 오후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미국 방문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으로 통해 귀국하는 모습./출처=연합뉴스



정의당 노회찬 의원은 23일 오전 어머니와 남동생 가족이 사는 서울 중구의 한 고층 아파트 현관 부근에서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8분 아파트 현관 쪽에 노 의원이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노 의원을 최초로 발견한 경비원 김 모 씨는 “오늘이 쓰레기 분리수거 날이라 수거장에 있다가 ‘쿵’ 하는 소리가 들려 가봤더니 노 의원이 떨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일부러 손끝 하나 대지 않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맥박이 뛰는지 확인해보라는 경찰의 말에 떨어진 지 1∼2분 만에 맥을 짚었는데도 맥이 전혀 잡히질 않았다”며 “몇몇 주민들도 장면을 봤지만 비명은 듣지 못했다”고 했다. 또 다른 목격자인 주민 박 모(75) 씨는 “사고 직후 소방차와 경찰차가 2대씩 와서 노 의원에게 인공호흡을 했는데 반응이 없었고, 5분쯤 심폐소생술 하더니 시신을 파란색 천으로 덮었다”고 전했다.


노 의원이 비극적인 선택을 했다는 소식에 현장에는 취재진 수십명이 몰렸고, 놀란 주민들도 모여들었다. 현장을 찾은 노 의원의 지인 임 모(59) 씨는 “어제 형수님(노 의원 부인)과 통화했는데, 노 의원이 ‘어머니한테 다녀오겠다’고 말했다고 한다”며 “집에 들러 형수님 얼굴을 잠깐 보고 나갔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노 의원과 오래 전부터 알고 지냈고 노동 운동을 함께 했었다는 임 씨는 “한 달 전에 노 의원을 만났는데 (이런 일이 있을 줄) 전혀 몰랐다”며 “판단력이 냉철하고 절대 이럴 분이 아닌데 이해할 수 없다”고 침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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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민주평화당 정동영 의원이 서울 신촌 세브란스에 차려진 노회찬 의원 빈소를 찾고 있다./출처=연합뉴스23일 오후 민주평화당 정동영 의원이 서울 신촌 세브란스에 차려진 노회찬 의원 빈소를 찾고 있다./출처=연합뉴스


경찰은 노 의원 투신 현장을 통제하고 현장 검안 후 시신을 장례식장으로 옮겼다. 노 의원의 장례식장은 서울 마포구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됐으나 아직 빈소가 꾸려지지 않은 듯 조문객을 받지 않고 있다. 장례식장에 설치된 화면에도 노 의원과 부인·동생의 이름, 장지(서울추모공원-양수리 갑산공원묘지)만 표시돼 있다.

앞서 경찰은 노 의원 동생과 어머니가 사는 아파트 17∼18층 계단에서 노 의원 외투를 발견했고, 외투 안에서 신분증이 든 지갑과 정의당 명함, 자필 유서로 추정되는 글을 찾아냈다. 유서 내용은 ‘드루킹 사건과 관련해 금전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청탁과는 관련이 없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노 의원이 드루킹 사건과 관련, 신변을 비관해 투신했을 개연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노 의원은 드루킹 측근으로 자신과 경기고 동창인 도모(61) 변호사로부터 2016년 3월 불법 정치후원금 5,000만 원을 받은 의혹을 받는다. 드루킹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으로부터 2,000만 원의 강의료를 받은 의혹도 있다. 이와 관련해 노 의원은 “어떤 불법적인 정치자금을 받은 적이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특검 수사에 당당히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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