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사로부터 오버 사양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을 자랑합니다”
엄재철(사진) 한국쿠제 대표는 24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품질 최고주의 경영으로 고객이 안심하고 제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최고의 역점을 두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한국쿠제는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생산 설비에서 중요한 가스라인을 연결하는데 사용되는 무계목 스테인레스 크린 튜브를 생산하는 업체다. 반도체용 크린파이프 세계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의 쿠제가 모기업인 외국인투자기업으로 2007년 한국에 설립됐다.
반도체나 LCD는 생산 과정에서 각종 유해가스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생산설비에서 발생하는 유해 가스를 안전하게 이동하고 처리할 수 있는 가스관 설비가 중요하다.
엄 대표는 “보통 반도체용 크린 튜브 업체들은 파이프를 열처리한 후 기계연마를 하기 때문에 녹의 발생 원인이 되는 파티클(Particle)이나 유분이 잔류하거나 외부로부터 안착되기 쉬운 구조”라면서 “반면 쿠제가 생산하는 튜브와 파이프는 연마 작업 없이 열처리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공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고객사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80년 간 오랫동안 쌓아온 일본 모기업의 기술 노하우가 한국쿠제의 제품이 최고 수준의 품질을 유지하게 하는 밑바탕”이라며 “한국쿠제는 국내의 한 반도체 대기업이 수년 전 실시한 비정기적 품질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고, 대만 반도체회사에서는 반도체용 크린 튜브와 크린 파이프로 예전부터 한국쿠제의 제품만 사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쿠제는 엄 대표가 취임한 2015년 5월 이후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15년 126억원이었던 회사 매출은 2016년 264억원, 2017년 315억원으로 설립 이래 최대 매출을 2년 연속 경신했다. 올해는 330억원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출액도 2016년 550만달러에서 지난해 1,044만달러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일본 모기업의 탄탄한 업력과 품질에 엄 대표의 탁월한 현지화 경영방식이 접목된 결과다. 이와 관련 한국쿠제는 오는 10월 ‘천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한다. 그는 “입사 초기부터 한국쿠제의 거래처를 모두 개척했고 현재까지 거래를 이어오고 있다”며 “한번 맺은 인간관계는 깨지 않는 의리가 대만, 중국 등의 인맥으로까지 이어져 매출 실적을 내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돌아봤다.
엄 대표는 1991년 일본 마쓰시타와 기술제휴한 아남전자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2008년 한국쿠제 영업부장으로 입사해 7년 만에 대표직에 올랐다. 그는 서울 동작구 사당동 자택에서 회사가 있는 평택 포승지구 외국인투자기업단지로 매일 출퇴근하는데 지금까지 한번도 지각을 한 적이 없다. 그는 “한국쿠제 설립 초기부터 영업부와 관리부 총괄업무를 도맡아 오면서 보여준 성실성과 업무능력을 일본 본사에서 높이 평가한 것 같다”고 몸을 낮췄다.
엄 대표는 “최고 품질의 제품을 만들면 매출은 자동적으로 따라온다”며 “품질만큼은 누구와도 타협할 수 없다는 품질 경영주의를 바탕으로 향후 2~3년 안에 수출 2,000만달러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평택=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