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김선욱 "드뷔시·슈베르트의 선율과 함께 클래식 갈증 시원하게 날리세요"

'젊은 거장' 피아니스트 김선욱

25일 개막 평창대관령음악제 참여




“손열음 예술감독이 만들어 놓은 잔치에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연주하겠다는 생각뿐입니다.”

25일 열리는 평창대관령음악제 개막 공연에 참여하는 피아니스트 김선욱(30·사진)은 “클로드 드뷔시와 슈베르트 등 음악적으로 매우 뛰어난 곡들을 연주할 기회가 마련돼 벌써 설렌다”며 각오를 밝혔다. 영국 런던에 거주하는 김선욱을 귀국에 앞서 e메일로 인터뷰했다.


18세에 불과하던 지난 2006년 영국 리즈 콩쿠르에서 동양인 최초로 우승하며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린 김선욱은 이후 런던 심포니,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등 유수의 해외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화려한 경력을 쌓아 왔다. 2014~2015년 본머스 심포니의 상주 음악가로 활동하기도 했던 그는 30대에 접어들면서 세계 클래식계에서 ‘젊은 거장’으로 통하고 있다. “한 시즌에 걸쳐 긴 호흡으로 연주하는 오케스트라나 솔리스트의 공연이 ‘장편소설’이라면 여름 또는 겨울에 짧은 기간 열리는 페스티벌은 ‘단편소설’에 가깝습니다. 8월4일까지 이어지는 평창대관령음악제를 찾은 클래식 팬들이 다양한 공연을 통해 목말라 있던 음악적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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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4년 처음 시작된 평창대관령음악제는 원래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목적으로 시작됐다. 매년 7~8월 개최된 이 음악제는 뛰어난 예술감독과 재능 있는 아티스트의 협업으로 기획 취지와는 상관없이 클래식 분야의 세계적인 축제로 우뚝 섰다. 이런 평가 덕분에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나면 음악제도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극복하고 축제의 생명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지난 3월 평창대관령음악제의 3대 예술감독으로 위촉된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프로그램 기획과 구성을 총괄하며 김선욱은 25일과 26일 두 차례 무대에 오른다. “대부분의 음악가는 주로 ‘각자의 길’을 걷는데 집중하기 때문에 자주 마주칠 기회가 없는 게 사실입니다. 아티스트들은 평창대관령음악제와 같은 페스티벌에서 동료 연주자들과 만나 친분도 쌓고 예술적 교류도 나누지요. 특히 올해 행사에는 러시아 출신의 거장인 드미트리 키타옌코 등 세계적인 음악가들이 여럿 참석할 예정이어서 저 역시 큰 기대를 안고 있습니다.”



음악적 소통과 교류를 중시하는 김선욱은 독주회를 선호하는 보통의 전문 연주자들과 달리 기회가 있을 때마다 관객들에게 ‘듀오 공연’을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4월 협연한 첼리스트 지안 왕(중국)과는 수년째 교류를 이어오고 있고 6월에는 바이올리니스트 가이 브라운슈타인(이스라엘)과 함께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김선욱은 “다른 악기와의 교류를 불편해하는 피아니스트도 있지만 나는 새로운 경험을 안겨줄 수 있는 협연이면 언제나 환영하는 편”이라며 “앞으로도 솔로 활동을 하는 틈틈이 기회가 닿는 대로 훌륭한 연주자들과 함께 연주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김선욱은 영화와 문학 등 다른 예술 분야에도 관심이 많은 연주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에게 문학이란 아이디어가 막힐 때마다 영감의 활로를 뚫어주는 동반자이며 지난해에는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영화 ‘황제’에 배우로 출연하며 화제를 불러모으기도 했다. “예술의 궁극적인 존재 이유는 인간의 정신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악뿐 아니라 미술·무용·영화·문학 모두 이성과 논리의 영역을 넘어 비록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우리 인간에게 꼭 필요한 요소들을 일깨우고 가꿔줍니다. 이전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더 나은 음악가가 되기 위해 열린 마음으로 많은 예술을 즐기려고 합니다.” 사진제공=평창대관령음악제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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