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으로부터 천문학적인 과징금을 부과받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을 발표했다. 갑작스러운 악재와 맞닥뜨린 탓에 재무적 부담에 대한 우려가 고조됐지만 안정적인 광고수익을 등에 업고 돌파구를 마련하는 모습이다.
알파벳은 23일(현지시간) 2·4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26% 증가한 326억6,000만달러(약 37조788억원)로 집계됐다고 뉴욕증시 장 마감 이후 밝혔다. 이는 월가 전망치인 321억7,000만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최근 EU 경쟁당국이 구글에 반독점 혐의로 역대 최대 규모인 43억4,000만유로의 과징금을 부과했지만 예상을 웃도는 실적이 확인되자 시간외거래 주가는 전일보다 3.9% 오른 1,267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주당순이익(EPS)도 11.75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9.59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다만 과징금의 영향을 반영할 경우 주당순이익은 4.54달러로 떨어진다.
특히 광고사업 매출액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전체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알파벳은 광고사업 매출이 전년 비 23.9% 늘어난 287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구글이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클라우드 사업 등의 ‘기타매출’도 44억달러로 전년 대비 36.5%나 증가했다. 투자액도 대폭 늘었다. 2·4분기 투자액은 54억8,000만달러로 시장 전망치인 41억9,000만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모바일과 유튜브 광고 등이 급증했다”며 “클릭 횟수가 전년 대비 58%나 늘어난 것이 광고수익의 극적인 성장에 기여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구글이 차별화된 클라우드 기술을 보유한데다 안정적인 광고수익 기반까지 갖춰 EU의 과징금 악재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콜린 콜번 포레스터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50억달러의 과징금은 다른 업체에는 매우 큰 돈이지만 구글에는 가벼운 경고 수준”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