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폐쇄 작업에 착수한 사실을 공식 확인하고 환영 입장을 표명했다. 또 북미 고위급 후속협상을 총괄하고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6·12 북미정상회담 합의이행으로 평가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전날 위성 촬영 사진 분석 결과를 토대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해체작업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핵심시설인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은 6·12 북미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폐쇄를 약속한 미사일 엔진 실험장이 있는 장소다.
북한이 6·12 북미정상회담에서 약속한 대로 동창리 발사장 폐쇄 절차에 돌입하고, 이를 트럼프 대통령이 환영함에 따라 한달 반 가까이 교착상태를 보이고 있던 정상회담의 비핵화 협상이 본궤도에 오르는 것 아니냐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열린 해외참전용사회(VFW) 전국대회에 참석, 연설을 통해 “북한이 핵심 미사일 시험장 해체절차를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새로운 사진들이 나왔다”면서 “우리는 그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또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김 위원장과 환상적인 만남을 가졌다. 그리고 매우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우리는 북한의 비핵화, 한반도와 아시아 전체의 번영과 안보, 평화의 새로운 미래를 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미·호주 외교·국방장관 회의(2+2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미사일 엔진실험장에 대한 언론 보도를 봤다”면서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했던 약속에 완전하게 부합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그러나 서해위성발사장을 공식 해체할 때 외부 감독관의 참관을 허용해줄 것을 북한 측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엔진실험장을 해체할 때, 그 현장에 감독관(inspectors)을 있게 해달라고 요구해왔다”며 “오늘은 여기까지만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은 북미정상회담에서 앞서 지난 5월23∼25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 때도 언론의 취재만 허용하고 전문가들의 참관을 허용하지 않아 논란을 빚은 바 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검증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미국 정부가 추구하는 것은 적법한 그룹들이 참여하고 적법한 국가들에 의해 이뤄지는 검증”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 회담에서 약속한 미군 전사자 유해송환도 조속히 이뤄지길 기대했다. 그는 행사에 참석한 재향군인들을 향해 “우리는 한국에 목숨을 바친 여러분 전우들의 유해가 돌아오게 하려고 일하고 있다”며 “전몰장병들이 빨리 집으로 돌아와 미국 땅에 편히 안장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유해송환)은 과정의 시작”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정상회담 말미에 김 위원장에게 좋은 관계, 좋은 느낌을 갖고서 유해송환을 할 수 있다면 매우 감사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는 그러겠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그는 “나는 매우 행복했고, 그 과정이 꽤 빨리 시작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한 명의 미국인도 남겨지질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홍승희인턴기자 shhs95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