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지만 그에 따라 유기되는 동물 역시 늘어나고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국가에서 실시하는 반려견 동물등록제 역시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5일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17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개·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의 비율이 2012년 17.9%에서 지난해 28.1%로 증가했다. 우리나라 4가구 가운데 1가구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이다.
그러나 반려동물에 대한 의식 수준은 여전히 낮다. 매년 버려지는 반려동물이 유기되는 데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반려견 동물등록제도 외면받고 있다. 충북 도내 유기 반려동물은 2013년 2,881마리에서 2014년 2,907마리, 2015년 3,041마리, 2016년 3,850마리로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에도 3,551마리의 유기동물이 발생했다.
올해 역시 6월 말까지 1,511마리가 유기됐다. 올해 반려동물 유기건수도 여름 휴가철인 7∼9월에 특히 몰리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수준 못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기 동물 가운데 절반 정도는 새로운 주인에 입양되지만 그렇지 못한 동물들은 동물보호소에서 안락사된다.
정부는 반려동물의 유기를 예방을 위해 2014년부터 반려견을 대상으로 한 동물등록제를 전국으로 확대 시행했다. 반려견에 내·외장형 칩이나 인식표를 부착하는 동물등록제는 반려견을 잃어버렸을 때 신속히 주인을 찾아주거나 내다 버리는 일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됐다. 이 제도를 본격적으로 도입한 첫해인 2014년 충북에서 9,022마리의 반려견이 등록했으나 이듬해부터는 매년 2,000 마리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 6월 말까지 등록된 반려견은 총 2만7,799마리다.
2017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서는 충북에 14만5,000여 마리의 개가 사육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를 근거로 추산하면 동물등록은 전체의 20% 수준에서만 이뤄진 셈이다. 현행 동물보호법상 3개월 이상 된 반려견은 등록 의무화 대상으로 만약 이를 어길 시 개 주인에게 과태료를 물어야 하지만, 이마저도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충주시와 제천시 등 대부분 지자체들이 최근 수년간 동물등록제와 관련해 부과한 과태료는 한 건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