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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②] '기름진 멜로' 김사권 "근육질 몸매? 왕창 먹고 8주 뺀건데…"

배우 김사권에게 ‘기름진 멜로’는 많은 것을 처음 경험하게 해준 작품이다. 누군가를 도와주는 역할이 아닌, 누구를 시키고 일을 주도하는 인물로서 사건의 중심이 됐다.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다시 달리겠다는 그에게 결연한 의지가 엿보였다.

김사권은 지난 2012년 MBC ‘골든타임’에서 신입인턴 역으로 본격적인 배우의 길을 시작했다. 이후 JTBC ‘우리가 사랑할 수 있을까’ tvN ‘풍선껌’ MBC ‘한번 더 해피엔딩’에 이어 최근 KBS2 ‘황금빛 내 인생’ tvN ‘부암동 복수자들’까지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온 그는 지난 17일 종영한 SBS ‘기름진 멜로’에서 인생 첫 악역 용승룡을 연기하면서 배우로서 첫 번째 전환점을 맞았다.




배우 김사권이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서경스타 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조은정기자배우 김사권이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서경스타 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조은정기자



Q 본인과 용승룡의 모습 중 비슷하다고 생각한 점이 있나.

용승룡이 먹는 걸 좋아하지만 일을 위해 뺀 것처럼 저도 일을 위해 독하게 뺐다. 극중 인물을 처음 봤을 때 이해가 많이 됐다. 나도 고등학생 때 키도 작고 굉장히 통통했었다. 그게 싫어서 엄청 운동을 했는데 살이 다행히 키로 갔다. 주변 사람들이 못 알아볼 정도였다. ‘복권 당첨’이라는 말을 겪어봤기 때문에 누구보다 잘 안다. 조카들이 살이 좀 쪘는데 뭐라고 못 하는 게 저도 그랬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때 운동하면 빠지니까 중학교 때까지만 두라고 했다. 최고의 성형은 다이어트라는 것을 피부로 느낀 사람이다.

Q 유독 맛있는 음식을 먹는 장면이 많이 나왔다.

아직까지 못 먹어본, 평생 먹어볼 수 있을까 싶은 음식을 많이 먹어봐서 좋았다. 실제 식당을 운영하는 셰프님이 음식을 해주시니까 정말 맛있더라. 음식 먹는 촬영을 할 때는 무조건 굶고 갔다. 현장 상황상 식은 것을 먹고 똑같은 것을 계속 먹어야 했던 것은 조금 힘들었다. 아무리 맛있어도 질리는 건 있지 않나.

Q 중간에 근육질 몸매를 자랑하기도 했는데. 관리는 어떻게 했나.

‘기름진 멜로’ 캐스팅 소식을 ‘황금빛 내 인생’ 포상 휴가 갔을 때 들었다. 괌에서 듣고는 일단 왕창 먹었다. 들어와서도 계속 먹어서 최근 몸무게 중 제일 많이 나갔던 것 같다. 이후로 8~10주 정도 운동하고 식단 조절을 했다. 살 빼고 근육을 만들었다. 그러다 노출신이 끝난 이후에는 다시 열심히 먹었다.

Q 본인에게 ‘기름진 멜로’는 어떤 작품이었나.


연기 인생이라고 표현하기까지는 거창할 수 있겠지만, 첫 번째 전환점이 된 작품이다. 여기엔 이미지나 역할, 연기에 대한 생각까지도 포함된다. 그동안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더 노력할 수 있는 게 존재한단 걸 알려줬다. 많이 고맙다. 연기 시작할 때의 마음을 다잡을 수 있게 해줬다. 앞으로 내가 해야 할 것을 열어준 작품이기도 하다. 그동안 착한 역만 했다면 이제는 악역도 할 수 있다는 인식의 장을 열어줬다. 이 작품에서 첫 경험을 많이 했다. 악역도 처음이었고 제작발표회도 처음 가봤고 조력자가 아닌 주도자의 연기도 처음 해봤다. 그런 것들이 많이 달랐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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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사권이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서경스타 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조은정기자배우 김사권이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서경스타 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조은정기자


Q ‘풍선껌’ ‘황금빛 내 인생’ ‘기름진 멜로’ 등에서 재벌을 연기했다. 유독 재벌 역을 많이 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사람들에게 재벌에 대한 판타지가 있는 것 같다. 우리보다 하나라도 다를 것 같고, 부족한 것을 채워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신체나 외모가 될 수도 있고 말하는 것이나 미소가 될 수도 있다. 이런 것을 내가 갖고 있을 거라고 봐주셔서 캐스팅 된 것 같다. 또 수트가 잘 어울려서 그런 점도 있는 것 같다. 원래 결혼식장, 장례식장 말고는 수트를 입을 일이 없는데 ‘황금빛’부터 ‘기름진 멜로’까지 하면서 일 년째 입고 있는 것 같다. 이제는 저도 익숙하고 편해져서 자세가 나온다. 그런 부분에서 부티가 나지 않았을까 싶다. 또 얼굴이 조금 하얀 편이다. 온실 속에서 곱게 자란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인 것 같기도 하다.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쉬고 싶은 생각은 없다. 어떤 인물이 들어올지 모르겠지만 꾸준히 연기를 하고 싶다. 역할을 고르거나 이걸 해봐야지 하는 생각보다는 먼저 들어온 것을 빨리 하고 여러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계속해서 연기를 할 생각이다.

Q 악역 외에도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꽁냥꽁냥한 것을 해보고 싶기는 하다. 이번에 러브라인이 살짝 있었는데, 저한테는 로맨스지만 남들이 봤을 땐 불륜이었다. 예쁘고 아름답고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그런 작품을 하고 싶다. 그게 꼭 사랑이 아니어도 좋다. ‘식샤’의 음식, ‘미생’의 공감대, ‘응답하라’의 추억 등이 될 수 있다. 그렇게 공감대를 형성하고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

Q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나.

궁극적으로 좋은 기운과 영향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 악역으로서 시청자들의 기분을 나쁘게 할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너무 잘 봤다’ ‘저 사람 참 잘 한다’라는 평을 듣고 싶은 거다. 연기를 잘한다기보다는 표현을 맛깔나게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어차피 연기는 평생 할 거다. ‘몇 년도까지 뭐 해야지’가 아니라 들어오는 대로 나이대에 맞게 꾸준히 연기하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양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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