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기 국회의 정무위원회를 새로 이끌게 된 민병두(사진) 신임 정무위원장은 25일 “기업 투자 확대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규제 완화를 검토해야 한다”며 인터넷은행의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소유금지) 규제 완화 추진 의사를 밝혔다. “규제혁신이 이뤄져야 혁신성장의 생태계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 민 위원장은 정무위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로 지난달 말 효력을 상실한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의 재입법을 제시했다.
민 위원장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인터넷은행 은산분리에 대해 “인터넷은행의 긍정적 효과는 살리되 리스크 수준에 맞는 합리적인 규제혁신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은산분리 완화를 둘러싼 찬반 양론이 있는 만큼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 한도 조정 등을 포함한 활발한 토론을 통해 지혜로운 해법을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은산분리는 산업자본이 금융시장을 장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소유를 법으로 제한한 제도다. 의결권이 있는 주식은 4% 이하, 의결권 미행사를 전제로 할 경우 최대 10%까지만 지분을 보유하도록 한 현행법을 금융시장의 경쟁을 촉진하는 ‘메기’ 역할을 위해 도입된 인터넷은행에도 그대로 적용하면서 논란이 돼왔다. 이에 최근 정부·여당은 업계의 요구를 받아들여 인터넷은행의 은산분리 완화 추진 방침을 공식화했다. 여기에 민 위원장도 은산분리 완화의 필요성을 밝히면서 관련 법안을 다루는 정무위 차원의 논의도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은산분리 완화에 반대하는 당내 일부 의원들에 대해서는 “산업자본의 자기공여금지 등 안전장치가 마련된다면 접점을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의원총회에서도 활발한 토론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규제 풀어야 ‘혁신성장’ 생태계
기업투자·양질 일자리 창출 유도
여야 합심해 기촉법 재입법 추진
카드수수료 등 소상공인 대책도
지난달 일몰 시한이 도래해 실효 처리된 기촉법의 재입법 추진 의사도 밝혔다. 민 위원장은 후반기 정무위의 시급한 현안 중 하나로 기촉법을 꼽으면서 “기촉법의 재입법을 위해 여야 의원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촉법은 기업 구조조정 수단인 ‘워크아웃(채권단 공동관리)’ 제도의 근거가 되는 법률이다. 해당 법은 2001년 제정된 후 지금까지 5차례 재입법과 기한 연장을 반복해왔다. 하지만 전반기 국회가 공전 사태를 이어오면서 재입법이나 기한 연장 논의조차 하지 못한 채 지난달 말 자동폐기 수순을 밟았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기업의 자율 구조조정을 위해 기촉법 재입법을 주장해온 반면 여당 내 일부 의원과 시민단체들은 관치금융 청산 차원에서 폐지를 주장했다.
민 위원장은 카드수수료 인하를 포함한 소상공인을 위한 대책 마련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소상공인들의 수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며 “사용자와 가맹점, 카드사 등 모든 수익자가 부담을 분담하면서도 정책의 안정성까지 고려한 종합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무위 내 법안심사소위 활성화 방침도 밝혔다. 민 위원장은 “법안소위에서부터 여야 간 대화와 타협을 이끌어내야 산적한 법안을 처리할 수 있다”며 “매주 1회 소위를 여는 것에 대해 여야 간사 간에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이호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