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시각] 문제는 경제야

김광수 증권부 차장

김광수 증권부 차장



‘-0.5%와 35.8%’

적지 않은 차이다. 투자 수익률이라면 더욱 그렇다. 앞의 수치는 14개월 동안 얻은 결과다. 투자를 했지만 이자를 얻기는커녕 손해를 봤다는 얘기다. 뒤의 숫자는 약 20개월에 걸친 수익이다. 연 수익률로 환산하면 20%에 가깝다.


눈치 빠른 주식 투자자라면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숫자다. 한국과 미국 양 국가의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코스피지수와 뉴욕 다우지수를 비교한 수치다. 기간이 중요하다. 각국 대통령의 당선 이후 현재(7월24일)까지의 수익률이다.

지난해 5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올해 초까지만 해도 국내 주식시장은 호황을 보였다. 연초 2,500을 넘은 코스피 지수는 3,000시대를 열 것이라는 희망으로 가득 찼다. 코스닥도 금방 1,000 고지를 밟을 것으로 보였다.


예상은 얼마 안 가 빗나갔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고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국내 증시는 얼어붙었다. 북한의 비핵화가 지연되며 기대했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도 없었다. 정부의 활성화 정책의 영향으로 그나마 코스닥지수가 20% 가깝게 오른 상태지만 바이오주 위기감 등에 최근 낙폭은 코스피를 초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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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6년 11월 당선되고 미국 증시는 꾸준히 우상향하며 각종 지수가 최고점을 갈아치우고 있다. 미국 정보기술(IT) 산업을 대표하는 FAANG주의 영향으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무려 50%나 상승했다. 금리 인상과 무역전쟁의 영향에도 경제가 호황을 보이고 있어서다. 최근 발표되고 있는 올해 2·4분기 실적도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의 비판을 받을지언정 미국만을 위한 정책을 일관성 있게 펼치고 있다. 그 결과 기업 실적은 좋아지고 경제는 성장 가도를 달린다. 수익이 늘어난 기업이 채용을 늘리니 고용시장도 호황이다. 미국 실업률은 18년 만에 최저치를 찍고 4%대 미만으로 떨어졌다. 100명 중 단 4명만이 놀고 있는 셈이다.

다시 국내로 눈을 돌리면 상황은 정반대다. 대기업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부담이 크고 중소기업은 최저임금 인상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동성 파티가 끝나가며 글로벌 경기가 위축될 조짐을 보이자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 실적에도 비상이 걸렸다. 기업들이 원하는 규제 철폐는 더딘 상태다. 집권 후 줄곧 규제개혁을 외치고 있지만 실상 이뤄진 결과물은 손에 꼽을 정도다. 아무리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해도 고용을 담당하는 기업은 채용을 늘릴 여력이 되지 않는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대로 주저앉았다고 한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먹고살기 힘들다는 것이 가장 큰 불만이다. 굳이 바보(stupid)라는 말을 쓰지 않아도 국민들은 외치고 있다. “문제는 경제야”라고. 정부는 경제 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bright@sedaily.com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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