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영화 '인랑' 강동원 "30㎏ 육중한 강화복 속 내면연기 전해지길…"

6년전 주연 낙점…김지운 감독 믿고 기다려

액션연기 모니터링, 감정표현 묻어나와 만족

할리우드 첫 진출 앞두고 스트레스 크지만

정체되고 싶지 않아…두려워도 나아가야죠

영화 ‘인랑’에서 특기대 대원 임중경 역으로 열연한 강동원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 코리아영화 ‘인랑’에서 특기대 대원 임중경 역으로 열연한 강동원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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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장면에서 스산한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배우.”

단편영화 ‘더 엑스’(2013)에 이어 ‘인랑’으로 재회한 배우 강동원(37)에 대해 김지운 감독은 “수려한 액션을 소화하면서도 슬픈 정조를 느끼게 하는 독보적인 배우”라고 평가했다.

주변 열강들의 우경화에 맞서 통일 5개년 계획에 돌입한 2029년의 혼란스러운 한반도를 배경으로 한 영화 ‘인랑’에서 통일에 반대하는 반정부 테러단을 소탕하기 위해 창설된 특기대 대원 임중경 역으로 열연한 강동원은 이 영화를 기획하기 시작한 순간, 무려 6년 전부터 주연으로 낙점돼 있었다. 미장센과 스타일의 장인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김 감독에게 강동원은 그만큼 이 영화의 그림을 만들어낼 기초이자 핵심이었다. 그리고 6년의 기다림,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듯 강동원은 강렬한 액션은 물론 처음 느껴본 사랑과 연민의 감정에 흔들리는 한 남자를 연기하며 액션과 멜로 연기를 동시에 소화했다.


최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강동원은 “30㎏ 이상의 육중한 강화복을 입고 액션 연기는 물론 내면 연기까지 소화해달라는 게 감독님의 주문이었다”며 “촬영 후 모니터링을 하면서 강화복 뒤에 감춰질 줄 알았던 감정 표현이 그대로 몸짓으로 드러나는 걸 보고 감독님 판단이 옳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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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랑’의 원작이자 일본 감독 오시이 마모루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애니메이션 ‘인랑’은 무기 마니아들 사이에선 첨단 무기부터 강화복, 화려한 액션까지 다양한 볼거리로 정평이 나 있는 작품이다. 그만큼 이를 실사 영화로 옮기는 배우와 스태프들의 부담이 컸을 터. 강동원은 “영화 후반부의 주 무대인 지하수로와 강화복을 완벽하게 재현한 것은 물론 본래 지지대에 받쳐서 사용하는 육중한 MG42 기관총을 손에 들고 액션을 펼칠 정도로 액션 마니아층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촬영 당시 체력적인 부담이 컸는데 영화에 담긴 것은 극히 일부분이라 아쉬웠다”고 토로했다.

‘인랑’은 출발부터 쉽지 않은 영화였다. 국내 관객들 대다수의 눈높이가 블록버스터급 할리우드 SF 영화들에 맞춰져 있는 상황에서 불모지나 다를 바 없는 국산 SF영화 투자자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강동원은 김 감독을 믿고 기다렸다. 그는 “감독님 영화는 빼놓지 않고 봤고 모든 작품의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좋아한다”며 “장르도 살리고 본인의 색깔도 살리는 변신의 귀재”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영화 마니아들 사이에서 올해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혔던 ‘인랑’에 대한 평가는 개봉 직후 크게 엇갈리고 있다. 광화문 시위부터 서울타워 탈출 액션, 자동차 추격신과 지하수로 전투신까지 수준 높은 액션 장면에 디스토피아적인 장면 연출까지 국내 액션 SF물의 발전을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엉성한 플롯, 영화와 캐릭터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러브 라인을 단점으로 꼽는 이들도 다수다.

어느덧 데뷔 15년차, 매년 두 작품씩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그에게 올해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는 해이기도 하다. 강동원은 “9월부터 제 인생 첫 할리우드 진출작 ‘쓰나미 LA’ 촬영을 앞두고 지금 미국에 체류 중인데 스트레스도 받고 과연 큰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인생을 허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여러 가지로 고민이 많다”며 “한 마디로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멈춰 서거나 뒷걸음질칠 생각은 없어 보였다. “정체되고 싶진 않아요. 할 수 있는지 없는지는 해봐야 아는 거잖아요. 두려워도 나아가야죠.(웃음)”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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