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北, 美軍유해 55구 송환]美 "北 긍정적 변화에 고무"…비핵화 시간표는 '오리무중'

하와이서 신원확인 거친후 인계

트럼프 "위대한 순간…金 땡큐"

北 의미있는 행동, 終戰에 탄력

남북, 31일 장성급 회담 열기로

金은 停戰날 마오쩌둥 장남 추모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을 맞은 27일 한국전쟁 중 북측에서 전사한 미군 유해 55구가 북한 원산 갈마비행장에서 출발해 경기도 평택시 오산기지에 도착한 후 유해함에 담겨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미군 유해 송환은 지난 2007년 4월 빌 리처드슨 당시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가 방북해 미군 유해 6구를 송환한 후 11년 3개월 만이다. /오산=사진공동취재단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을 맞은 27일 한국전쟁 중 북측에서 전사한 미군 유해 55구가 북한 원산 갈마비행장에서 출발해 경기도 평택시 오산기지에 도착한 후 유해함에 담겨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미군 유해 송환은 지난 2007년 4월 빌 리처드슨 당시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가 방북해 미군 유해 6구를 송환한 후 11년 3개월 만이다. /오산=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이 27일 6·25전쟁 당시 북측에서 전사한 미군 유해 55구를 송환했다. 이는 6·12 북미 정상회담 합의에 따른 결정으로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정확히 65년 되는 날에 맞춰 ‘의미 있는’ 송환이 이뤄진 만큼 종전선언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다만 종전선언과 관련해 ‘중국’ 변수가 여전한데다 비핵화에 있어서는 괄목할 만한 진전이 여전히 없다는 점이 남북 및 북미 관계 개선의 걸림돌로 지적된다.


미군의 유해는 이날 오전5시55분께 오산 공군기지를 떠나 북한 원산으로 향했던 수송기 ‘C17 글로브마스터’에 실려 오전11시께 오산에 도착했다. 수송기가 남측 영공에 들어선 후에는 F-16 2대가 호위했다. 오산기지에서는 군인과 가족 등 1,000여명이 수송기를 맞이했고 55명의 병사가 수송기에 올라 파란색 유엔기로 감싼 유해함을 두 손으로 받쳐 들고 나와 조심스럽게 차량에 옮겨 1실었다. 미군 유해 송환은 지난 2007년 4월 빌 리처드슨 당시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가 방북해 미군 유해 6구를 송환한 후 11년 3개월 만이다. 이날 송환된 55구는 오산을 떠나 하와이에서 신원확인 작업을 거친 후 가족들에게 인계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곧바로 트위터를 통해 이 같은 상황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 병사들의 유해가 곧 북한을 떠나 미국으로 향할 것”이라면서 “많은 세월이 흐른 뒤 이번 조치는 많은 (미군) 가족에게 위대한 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김정은에게 고맙다”고 덧붙였다. 백악관도 대변인 성명을 통해 “오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가 대통령에게 한 약속의 일부인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을 이행하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의 행동과 긍정적인 변화를 위한 동력에 고무된다”고 밝혔다.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 제4항으로서 명시됐던 ‘북미는 신원이 이미 확인된 전쟁포로, 전쟁실종자들의 유해를 즉각 송환하는 것을 포함해 전쟁포로, 전쟁실종자들의 유해 수습을 약속한다’는 사항이 실제 이행된 만큼 종전선언·비핵화 등에 대한 논의에도 탄력이 붙을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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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는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양측 간 신뢰 구축에 기여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한다”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증진하고자 하는 당사자들의 노력이 더욱더 가속화되기를 기대한다”고 환영했다. 이에 더해 국방부는 “오는 31일 제9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담에서는 ‘4·27 판문점 선언’에 담긴 비무장지대(DMZ)의 평화지대화에 대한 시범 조치로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와 DMZ 내 감시초소(GP) 병력과 장비 철수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DMZ 내 남북미 공동 유해발굴에 대한 협의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북한 역시 예년과 달리 정전협정 체결일임에도 대미 비난을 하지 않았다. 게다가 27일자 노동신문을 평소 6개면에서 8개면으로 증면까지 하면서 정전협정 체결 65주년과 관련한 특집 보도를 했다. 이번 유해 송환을 정전협정으로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북한은 이날 대미 비난을 자제하는 동시에 북중 친선관계를 과시했다. 김 위원장이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을 맞아 6·25전쟁 중 전사한 마오쩌둥의 장남 마오안잉의 묘를 찾은 것이다. 북한과 중국이 6·25전쟁에서 함께 피를 흘린 관계라는 점을 강조한 행보로 종전선언에 중국의 참여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결국 종전선언 논의에 남북미 상황뿐 아니라 북미 관계도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오산=외교부공동취재단·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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