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온실가스 줄이는 현명한 대안, 숲!

김준순 강원대 산림과학부 교수




날씨가 정말 덥다. 기록적인 폭염이 국민의 건강과 기업 경영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서울의 여름 일수가 100년 전보다 한 달 이상 늘어났다. 산업혁명 이후 인간이 온실가스를 과다하게 배출한 탓이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온실가스 배출이 현재 추세대로 이어지면 21세기 후반에는 서울의 폭염 일수가 현재보다 무려 여섯배나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놀라움을 넘어 두려움이 느껴진다. 이제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은 시대적 숙명이다.

대기 중의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온실가스 배출을 덜 하면 된다. 일례로 자동차를 덜 타든지 전기차를 타는 것이다. 쉽지 않은 도전이다. 둘째, 우리가 배출한 대기 중의 온실가스를 다시 흡수하는 방법이 있다. 대기 중에 날아다니는 온실가스를 어떻게 골라서 잡아낼 수 있을까.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되지 않을까. 해답은 나무에 있다. 나무를 심으면 광합성을 위해 대기 중의 주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인다. 돈도 별로 들지 않는 친환경적인 방법이다. 유엔이 지구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각국의 적극적인 산림경영을 요청하는 이유다. 이미 세계 149개국이 자국의 온실가스 감축계획에 산림 분야를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숲을 가꾸는 것만큼 좋은 대안이 없다.


우리 정부도 지난 24일 국무회의에서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기본로드맵 수정안’을 확정했다. 주목할 점은 이번 수정안에 ‘산림흡수원’이 최초로 반영됐다는 것이다. 온실가스 감축에 있어 산림의 역할과 중요성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국제사회의 분위기와 궤를 함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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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실제로 우리나라 산림이 얼마나 많은 온실가스를 흡수할 수 있을까. 산림청은 오는 2030년에 국내 산림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을 약 2,210만톤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국가 전체 온실가스 감축목표량의 7%에 해당하며 자동차 920만대가 1년간 배출하는 온실 가스량에 해당하는 수치다. 산림을 통해 온실가스를 흡수하면 국내 산업계의 의무 감축부담을 줄이고 탄소배출권 구입을 위해 해외로 빠져나가야 할 막대한 비용(세금)도 아낄 수 있다. 지속 가능한 관리로 숲이 더욱 울창해지니 그로 인한 공익적인 가치는 말할 것도 없다. 1석 3조의 효과다. 온실가스를 효과적으로 감축하기 위해 산림 분야에 적극 투자해야 하는 이유다.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나무 심기는 당연히 좋다. 그 외에 손쉬운 방법은 목재제품을 많이 쓰는 것이다. 목재는 가공 시에 다른 재료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훨씬 적다. 또한 광합성을 못하는 나이 많은 나무를 베어 목재로 쓰고 그 자리에 어린나무를 심으면 온실가스 흡수에도 큰 도움이 된다. 목재제품이 건강에 좋은 친환경 재료라는 점은 말할 것도 없다. 나와 지구의 건강을 생각해서 나무를 많이 심고 목재제품도 많이 쓰면 좋겠다.

산림은 유엔에서 인정하는 가장 현명한 온실가스 흡수방법이다.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고 후손들에게 기후변화 없는 살기 좋은 지구를 물려주기 위해 산림의 역할이 정말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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