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고문을 받다가 숨진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씨가 아들 곁으로 떠났다.
28일 오전 5시 48분께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씨가 노환으로 별세했다. 최근 사람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의식이 저하됐던 박씨는 부산 수영구 남청동 한 요양병원에서 눈을 감았다.
박종철 열사의 형인 종부씨는 “오늘 새벽 4시 30분 병원 측으로부터 위독하다는 말을 전해 듣고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던 중 비보를 접했다”고 말했다.
1987년 1월, 서울대 언어학과에 재학 중이던 박종철 열사는 서울대 ‘민주화추진위원회’ 사건 관련 수배자를 파악하려던 경찰에 강제 연행됐다. 이후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소 고문을 받던 박 열사는 숨졌고 경찰은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말로 사인을 은폐하려 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민중은 분노했고, 이는 6.10 민주항쟁의 기폭제가 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영화 ‘1987’로 이 사건이 재조명되면서 국민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유족들은 부속 시민장례식장에서 4일장으로 박씨의 장례를 치르기로 하고 세부 장례일정을 협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