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주 북부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급속도로 번지며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소방당국과 현지 언론은 캘리포니아 산불이 ‘화염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샌프란시스코에서 북쪽으로 400km 떨어진 샤스타 카운티에서 발생한 자동차 화재에서 시작된 이번 산불은 새크라멘토 강을 건너 인근 레딩 마을을 위협하면서 닷새간 8만 에이커(323㎢)의 산림과 시가지를 태웠다. 이는 여의도의 110배가 넘는 면적이며 서울시의 절반이 넘는 크기다.
산불 규모가 커짐에 따라 인명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앞서 소방관 2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데 이어, 레딩 지역에서 대피한 주민 가운데 70세 할머니와 5세, 4세 손자·손녀 일행이 사망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이들 외에도 10여 명이 실종 상태라고 레딩 지역 경찰은 밝혔다.
이번 화재는 화염 소용돌이, 화염 장벽과 같은 이상 현상을 일으키며 확산하고 있다. 최고 시속 80km의 돌풍이 불고 있는 탓이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이번 산불은 토네이도 형태로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6일까지 피해 면적은 2만 에이커였는데 불과 48시간 만에 4배로 늘어났다. 24시간에 피해 면적이 2배씩 커지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산불 피해 지역의 기온도 도움을 주지 않고 있다. 주말에도 섭씨 42도를 넘어서는 폭염이 이어지는 데다 습도는 5% 이하라 불길은 점점 거세지는 모습이다.
캘리포니아 소방국의 브렛 거비어 국장은 “이번 불은 진로에 뭐가 있단 상관없이 움직인다”며 “극단적으로 위험하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미국 전역의 14개 주, 89곳에 걸쳐 산불이 발화해 총 93만 에이커(약 3천760㎢)를 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