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스페인·포르투갈 유럽 3국이 유럽 중심부와 이베리아반도를 잇는 에너지 공급망 확충을 위해 손잡았다. 유럽연합(EU) 핵심국가 간 에너지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러시아와 아프리카에 쏠린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는 조치로 풀이된다.
28일(현지시간) 프랑스 국제라디오방송(RFI)에 따르면 프랑스와 스페인·포르투갈은 전날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3개국 정상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 세 나라는 프랑스 남서부와 스페인 북부를 잇는 총연장 370㎞의 해저 전선을 비스케이만 설치하며 2025년부터 전기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EU는 전체 해저 전선 설치비용의 30%인 5억7,800만유로(7,500억원)를 지원한다. 이는 EU의 에너지 관련 프로젝트 규모로는 사상 최대다.
이번 사업이 종료되면 프랑스와 스페인의 전력 교환량은 현 수준의 두 배로 늘어나게 된다. 현재 스페인 전력 생산량 가운데 이웃 EU 국가 전력망에 연결된 비중은 6%에 불과하며 포르투갈의 경우 전력 생산량보다 소비량이 적을 때 잉여 전력을 다른 유럽 대륙에 수출할 만한 전력망이 미비해 불이익을 겪는 상황인데 이번 프로젝트로 일정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세 나라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스페인 북부 카탈루냐 지방에 지하 가스 파이프를 설치해 유럽과 연결되는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망 확충 계획도 밝혔다. 스페인·포르투갈은 스페인 북부 카탈루냐 지방에 지하 가스 파이프를 설치해 유럽과 연결되는 LNG 공급망을 확충한다는 구상이다. 이베리아반도와 프랑스를 잇는 가스관은 현재 주로 러시아와 아프리카에 가스 공급을 의존하고 있는 유럽의 에너지 안보에 필수적이라는 것이 세 나라와 EU의 시각이다. 이들 국가는 전체 LNG의 69%를 해외에서 수입하며 국가별 비중은 러시아(37%), 알제리아·카타르(20%), 기타국(12%) 순이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도 성명을 내고 “유럽의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