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외화빚 사상 최대…글로벌 긴축에 시한폭탄 터지나

신흥국의 외화부채가 또 다시 사상 최대치로 불어났다. 신흥국 부채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과 맞물려 글로벌 경제의 불안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31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기준 신흥국의 외화부채는 8조5,000억달러(약 9,500조원)에 달했다. 신흥국 외화부채가 2008년 3조9,000억달러였던 점을 고려하면 10년새 2배를 넘는 수준으로 급증한 것이다. 신흥국 외화부채 8조5,000억달러 가운데 달러화 표시 부채가 76%를 차지했다.

국제금융센터가 국제금융협회(IIF)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화부채의 비중은 터키가 70%로 가장 높았다. 헝가리는 64%, 아르헨티나는 54%였으며 폴란드와 칠레도 각각 51%와 50%였다.



미국의 기준금리 상승과 그에 따른 달러화 강세로 신흥국을 중심으로 자본 이탈 심화·통화 가치 하락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늘어난 빚은 신흥국 기업과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에서 구제금융을 받기로 한 아르헨티나의 페소화는 올해 들어 미국 달러 대비 가치가 47% 추락했고 터키 리라화도 28% 떨어졌다.

국제금융센터는 각국의 외환보유액 대비 향후 3년간 달러화 부채 만기 비율을 고려하면 남아프리카공화국, 멕시코, 터키 등의 외화 조달 압력이 특히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 상환 능력이 견실한 수준으로 무역의존도에 비해 외화부채 비중은 GDP 대비 41%로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