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체 범죄 건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성범죄는 늘어나는 추세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청이 31일 발간한 ‘2017 범죄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전체 범죄 건수는 166만2,34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84만9,450건) 대비 10.1% 줄어든 수치다. 살인·강도·절도·폭력·사기 등 범죄는 감소했지만 성범죄(강간·강제추행) 발생 건수는 지난해 2만4,110건으로 전년보다 약 8.6% 증가했다.
성범죄 발생 건수는 2014년 2만1,055건, 2015년 2만1,286건, 2016년 2만2,200건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발생한 성범죄를 유형별로 보면 강제추행이 1만7,947건(74.4%)으로 가장 많았고 강간(21.7%), 유사강간(2.6%), 기타(1.3%) 순이었다. 강간 범죄자의 절대다수는 남성(98%), 피해자의 절대다수는 여성(97.8%)으로 나타났다. 강간 범죄자와 피해자 간의 관계는 타인이 33.7%로 가장 많았고, 이웃·지인(12.3%), 친구·애인(12.1%) 순으로 뒤를 이었다. 또 범죄자의 범행 당시 정신상태는 정상인 경우가 41.2%로 가장 많았지만 29.1%의 범죄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성범죄 발생 건수 증가가 사회적 인식 변화가 주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성범죄는 암수율(드러나지 않은 범죄의 비율)이 높은 범죄”라며 “과거 성폭력 피해를 겪고도 신고를 꺼리던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피해 신고에 나서면서 파악되는 성폭력 건수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