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는 부군수 임명권 반환을 촉구하는 무기한 1인 시위를 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 23일에 이은 두 번째로 오 군수는 업무공백을 최소화고자 매주 화요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시위를 하고 있다.
이날 펄펄 끓는 폭염과 땡볕 아래 ‘군수가 부군수 임명도 못하나’라고 적은 피켓을 들고 선 오 군수는 “오거돈 부산시장은 부산시의회에서 요구한 부산시 산하 출자·출연기관·공기업 기관장 인사청문제도는 시장의 고유권한인 공공기관장 임명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면서 법률제정이 최우선적으로 이뤄져야한다고 언론에 주장을 하면서도 지방자치법에 명백하게 보장된 군수의 부군수 임명권은 양손에 움켜쥔 채 돌려주지 않고 있다”면서 “이게 바로 오 시장과 부산시가 보여주고 있는 전형적인 내로남불 행정”이라 꼬집었다.
이어 “오 시장과 부산시는 공기업청문회 도입은 법적 근거가 없다며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고 있는데, 있는 법도 안 지키는 사람들이 더 이상 법을 논할 자격이 없다”며 “법법 강조하는 오 시장과 부산시는 있는 법부터 지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방자치법제110조 제4항에는 ‘시의 부시장, 군의 부군수, 자치구의 부구청장은 일반직 지방공무원으로 보하되, 그 직급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며 시장·군수·구청장이 임명한다’며 시장·군수·구청장의 부단체장 임명권을 보장하고 있다.
오 군수는 지난 26일 부산시가 구·군인사교류협의회를 열고 현 기장군 부군수를 유임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부군수 임명권은 지방자치법에 명백히 보장된 군수의 권한”이라며 “대한민국 어느 법에도 광역시장이 부군수를 임명할 수 있다는 법은 없다”고 강하게 맞섰다. 이어 “구·군인사교류협의회 운운하면서 억지 논리와 주장을 펴는 부산시의 딱한 사정을 보면 일제가 우리나라의 자주권을 말살하고 식민지화하기 위해 강압적으로 체결했던 치욕과 울분 그리고 불평등조약의 대명사인 1905년 을사늑약의 악몽이 떠오른다”며 “지방자치법에 보장된 군수의 부군수 임명권을 부산시로부터 반드시 돌려받아 지방분권 시대와 지방자치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부산(釜山)이라는 거대한 산(山)을 반드시 뛰어넘겠다”고 강조했다.
기장군은 두 번째 1인 시위가 진행된 이날 오전에도 부군수 임명권을 돌려달라는 내용의 6번째 정식 공문을 부산시에 발송했으며, 부군수 임명권이 반환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공문을 발송할 예정이다. 또 부군수 임명권 반환과 기초선거(기초의원·기초단체장) 정당공천제 폐지를 촉구하는 무기한 1인시위를 매월 1회 국회 앞에서 가질 계획이다. 다만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회 앞 1인 시위 일정은 서울 상경 업무 출장이 있을 시 그에 맞춰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오 군수는 지난 12일 열린 부산광역시 구청장·군수협의회 월례회에서 ‘부단체장 임명권과 기초선거 정당공천제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하며 부산시와 여야 정치권,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전국시군구의회의장협의회의 협조와 동참을 요청한 바 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