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제역할 톡톡히 한 폭염방지 예산에 병사도 기재부도 ‘흐뭇’

정부, 350억들여 전부대에 에어컨 보급

냉방시설로 40도 안팎 찜통더위 이겨내

"전기세로 에어컨 못키는 집보다 나아"

군병사가 병영생활관에서 에어컨을 작동시키고 있다. /사진제공=국방부군병사가 병영생활관에서 에어컨을 작동시키고 있다. /사진제공=국방부



선견지명이라고나 할까. 기획재정부가 지난해와 올해 군 병사들이 쓰는 병영생활관과 간부 숙소 전체에 에어컨을 보급한 게 장병들이 이번 폭염을 이기는 일등공신이 되고 있다. 기재부에는 일선 군부대와 병사 가족들의 감사 인사가 이어지고 있다.

2일 기재부와 국방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275억원의 예산을 배정해 병사들이 쓰는 생활관에 4만362대의 에어컨을 설치했다. 올해는 군간부 숙소에 78억원을 들여 1만7,661대의 에어컨을 들여놨다. 구윤철 기재부 예산실장은 “군부대에 에어컨을 설치하기로 한 뒤 예산실 내부 회의를 거쳐 병사들이 쓰는 생활관에 먼저 설치하고 그 뒤에 간부 숙소에 놓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 예산실은 올 들어 111년 만에 최악의 폭염사태가 일어나면서 군 부대에서 감사를 표시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적기에 필요한 예산을 배정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됐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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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1함대 상병 김모씨는 “병영 생활관에 에어컨이 설치되고 난 뒤 한여름철 훈련을 마치고 돌아와 시원하게 휴식할 수 있어서 너무 좋고, 무엇보다도 숙면에 도움이 돼 건강 관리를 잘 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병사들의 복지를 위한 물품이 많이 보급되면 좋겠다”고 했다. 7군단 간부는 “요즘에는 일과 시간이 끝나면 병사들이 한시라도 빨리 병영생활관에 복귀하고 싶어 한다”며 “과거에는 병영 생활관이 다소 불편하고 힘든 곳이라는 인식도 있었는데 이제는 휴식할 수 있는 편안한 생활 공간이라고 생각이 바뀌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8사단 간부는 “최근 부대 개방 행사를 했는데 병사 부모님 중 한 분께서 30여 년 전에는 선풍기조차 상상을 못했는데 이제는 병영생활관 전체에 에어컨이 설치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병사 부모님들이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더워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전기세 부담 무서워서 에어컨도 잘 켜지 못하는 집보다 낫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군에 대한 인식 개선에도 도움이 된 것 같아 흐뭇했다”고 했다.

지난해와 올해 예산안에 군부대 에어컨 설치를 실무적으로 주도한 전 국방예산과장 이상윤·이상영 과장은 “군의 요청도 있었지만 국회에서도 병사들의 건강과 체력관리를 위해 에어컨을 시급히 설치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전해와 예산실 내부 회의를 거쳐 모든 군 부대에 단계적으로 에어컨을 설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세종=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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